이 만화가 학살과 약탈을 바라보는 시각이 요상함
물론 학살과 약탈은 당연히 나쁜거고
소년만화답게 주인공 신의 입을 빌어서 그런짓은 하면 안된다고 계속 말을 하고 있음
작중에서 학살을 태연히 저지르는 백기, 만극, 환기 등은 외모나 대사 등으로 어딘가 비뚤어진 인물이라는 점을 나타내고 있고...
이런점만 보면 뭐라할 부분이 없는데...
그런데 그런 환기, 만극의 직속상관인 몽오와 이목은 이런 학살을 말리지도 않고 방관하는게 분명한데도 작중에서 인격자로 묘사됨 ㅡㅡ;;
만극이나 환기가 뭐 상관 몰래 학살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만극은 대놓고 진나라 백성들 학살하고 다니며 악명을 떨친 상태고
환기도 포로학살 등을 태연히 저지르는 모습이 작중에서 몇번이나 나옴
그러나 몽오나 이목이 이런 학살을 말리거나 주의를 주는 장면은 작중에 한번도 나온적이 없음
오히려 몽오는 환기를 부장으로 삼고 중용했고, 이목은 만극이 존재만으로 도움이 되었다고 높게 평가함
당시 전쟁이라는게 학살과 약탈을 동반하기 마련이니 그냥 넘어갔다고 보려 해도
이목은 작중에서 인명을 중시하고 필요없는 살생은 금하는 인물이라는 점이 꾸준히 강조됨
이런 인물이 어째서 만극은 잘만 써먹었던건지...
몽오도 이목 정도는 아니지만 인격자라는 묘사는 꾸준히 나오는 편이고...
주인공 신도 좀 요상한게
중간에 삼백장 시절, 성을 함락한뒤 약탈하던 천인장을 베어버린 뒤에
이런 학살과 약탈 행위를 저지르는 놈은 천인장이건 장군이건 왕이건 용서하지 않겠다고 대놓고 외친적이 있음
실제로 후일 흑양전에서 환기가 민간인 학살을 저지르자 목숨을 걸고 따지러 간 전적이 있고...
그런데 그 환기의 직속상관인 몽오나, 만극의 상관인 이목에게 학살에 대해 따진적은 없음
몽오, 이목의 캐릭터 이미지를 지키기 위한 작가의 의도인지 뭔지....
아니면 작가는 정말로 학살과 약탈은 그 인물의 문제일뿐, 말리지 않고 방관하는 상관에게는 아무 책임도 없다고 생각하는건지...?
근데 또 그렇게 건조하게 보기에는, 작중에서 주인공 신이 보여주는 학살과 약탈에 대한 거부반응은 엄청난 수준임
최근 업성 전투에서 아군이 다 굶어죽게 생겼는데도 약탈을 하면 안된다고 바락바락 목소리를 높이는 것처럼....
철학서적도 아니고 소년만화에 이런거 하나하나 따지는게 좀 그렇긴 하지만
볼때마다 시각이 좀 요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