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아라 비전 中
“선인장…….?”
“네, 선인장. 주로 화분에 키우지만 최근에는 작은 온실을 만들어볼까 생각중입니다.”
이제 끝장이다, 천장에 있던 테마리는 절망적인 얼굴이 되었다.
‘누가 네 얘기를 하래! 상대방이 말하도록 잘 리드하는 남자가 좋은 점수를 따는거라구!’
하지만.
“저는 마을 밖을 나가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선인장이라는건 사람이 돌봐야 하는 건가요?”
“네, 선인장은 사막의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선인장은 물을 저장 할 수 있습니다.
물이 없으면 성장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어머”
하쿠토는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전 선인장은 물이 없어도 자랄 수 있는 식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처음에는 저도 그렇게 알고 있어서 키우던 것들이 자주 시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성장기에는 마르지 않을 정도로 물을 줘야합니다.
생육이 완만하게 된다면 그때부턴 물을 조금씩 주어야 하지만, 거기서 또 지나치게
많이 주었더니 이번에는 ……. 아, 아니, 죄송합니다.
너무 제 이야기만…."
“아니요”
생긋, 하쿠토가 웃었다. 억지로 웃는 얼굴이 아니었다.
“사실 만나기 전까진, <사폭의 가아라>라고 불리는 닌자는 얼마나 무서운 사람일까, 하고 걱정했어요.
그렇지만 선인장 이야기를 듣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
‘오, 오오?’
의외의 반응에 일순간 당황한 테마리가 곧 승리의 포즈를 취했다.
‘좋아, 그거야! 그대로 가라!’
이젠 격투기 관전객 같은 얼굴이었다.
“ 저, 가아라님. 전 선인장에 꽃이 피는걸 본 적이 없는데요…….
정말로 선인장에도 꽃이 피나요? “
“네”
가아라는 호리병의 모래로 선인장의 형상을 만들었다.
그 선단부에 그림으로도 표현 할 수 없는 아름다운 꽃이 피었다.
“이런 꽃을 피웁니다. 타마 선인장(?? 이게 머임) 중에는 수십 년에 한 번 밖에 꽃을 피우지 않는 품종도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개인이 기르는 건 대체로 일 년, 이년에 한번 꽃이 핍니다.”
“예쁘네요…….”
“고맙습니다.
정원사라면 누구라도 그렇듯이, 가아라 또한 자신의 아이를 칭찬할 때의 부모와 같은 얼굴을 했다. 그건 그가 일찍이 양친으로 삼은 야샤마루와 비슷한 미소였다.
“꽃이 피면 선인장은 화분에 두어야합니다. 꽃을 피울때 선인장은 생명력을 소비하게 되죠. 그것 또한 성장하는 재미지만…. “
“정말 상냥하시네요.”
“상냥....?”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다.
한때 세계의 모든 것을 미워하고 있던 자신에게 그렇게 말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는 생각해본 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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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의 선인장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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