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의 밤 - 김동환
국경의 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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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부 [1] (아하, 무사히 건넜을까 이 한밤에 남편은 두만강을 탈없이 건넜을까. 저리 국경 강안(江岸)을 경비하는 외투 쓴 검은 순사가 왔다― 갔다― 오르명 내리명 분주히 하는데 발각도 안 되고 무사히 건넜을까.) 소금실이 밀수출 마차를 띄어 놓고 밤새가며 속태우는 젊은 아낙네 물레 젓던 손도 맥이 풀려서 파! 하고 붙는 어유(魚油)등잔만 바라본다. 북국의 겨울 밤은 차차 깊어 가는데.
[2] 어디서 불시에 땅 밑으로 울려 나오는 듯 '어―이'하는 날카로운 소리 들린다. 저 서쪽으로 무엇이 오는 군호라고 촌민들이 넋을 잃고 우두두 떨 적에 처녀(妻女)만은 잡히우는 남편의 소리라고 가슴을 뜯으며 긴 한숨을 쉰다- 눈보라에 늦게 내리는 영림창 산재(山材)실이 벌부(筏夫) 떼 소리언만.
[3] 마지막 가는 병자의 부르짖음 같은 애처로운 바람 소리에 싸이어 어디서 '땅'하는 소리 밤하늘을 짼다. 뒤대어 요란한 발자취 소리에 백성들은 또 무슨 변이 났다고 실색(失色)하여 숨죽일 때 이 처녀만은 강도 채 못건넌 채 얻어맞는 사내 일이라고 문빗탈을 쓰러 안고 흑흑 느껴 가며 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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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도 한 삼동(三冬), 별빛에 따라 고기잡이 어름짱 끄는 소리언만.
-<국경의 밤>(19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