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없음
담배 뻑뻑 피워대는 늙은 사람이 있었다.
아니, 실제로는 별로 나이를 안 먹었을 수도 있었다.
다만 얼굴이 늙어졌을 뿐이라.
아무튼간에 살아서 일만 하다가 살기 바쁘다고
그냥 살아가는 한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술을 퍼마시고 취해 골목 한 구석에 앉아 있었다.
그저 의미없는 시간이었다.. 아무런 의미도 부여하기 힘들다고 생각되는 헛된 시간..
그때 눈앞에서 말을 걸어 온 것은 어린 소년이었다.
"아재 뭐해요?"
술취한 늙은 어른에게 말을 건네는 것을 보아 순진한 걸까. 겁이 없다고 해야 할까.
"아재 뭐하냐니깐요?"
대답하기도 귀찮지만 술 취하면 변덕도 심해진다. 말을 꺼낸다
"술마시고 쉬잖아.."
"술은 왜 마셔요?"
귀찮은 어린이들.
"몰라. 취할려고. 잊을려고."
"뭘요?"
"아무거나."
멀뚱멀뚱 거리는 소년의 눈엔 의문이 깃들어 있었다.
"아재는 살면서 남는 것은 술마시는 것밖에 없겠네요"
재수 없다고 느껴지는 한마디에 벌컷 화를낸다.
"니가 뭔데 참견질이야. 너 몇살이야?"
"나는 많지도 않은데 아재는 몇살인데요?"
"나? 나는 니부다 나이는 많겠.."
내가 몇살이었더라? 정확히 기억이 안나..
갑자기 너무나도 피곤해 눈이 감겨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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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도 새벽도 지나간다.
골목길에는 술과 담배로 찌든
알고보면 그리 나이 많지도 않은
너무나도 지친 한 사람이 눈 좀 붙이고 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