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야곡(子夜曲) - 이육사
수만 호 빛이라야 할 내 고향이언만
노랑나비도 오잖는 무덤 위에 이끼만 푸르더라.
슬픔도 자랑도 집어 삼키는 검은 꿈
파이프엔 조용히 타오르는 불꽃도 향기론데
연기는 돛대처럼 내려 항구에 돌고
옛날의 들창마다 눈동자엔 짜운 소금이 절여
바람 불고 눈보라 치잖으면 못 살리라
매운 술을 마셔 돌아가는 그림자 발자취 소리
숨 막힐 마음 속에 어디 강물이 흐르느뇨
달은 강을 따르고 나는 차디찬 강 맘에 드리노라.
수만 호 빛이라야 할 내 고향이언만
노랑나비도 오잖는 무덤 위에 이끼만 푸르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