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바다
더러는 분노로 흐려진 물빛도
파랗게 씻기고
얼어붙은 땅을 흘러온 시간도
하얗게 지우는
가장 낮은 곳에서 나를 기다리는
가슴 깊은 남자다
때론 하늘도 아픈지
천둥 번개 통째로 흔들어대며 내려와
새로운 세계를 여는 파괴의 절대음
우렁찬 파도소리
내가 슬프면 나보다 더 크게 울어주는
가슴 넓은 남자다
소금기 묻은 내 숨비 소리
바람에 실려 유채꽃 위를 날아가도
너를 알고서부터 산방산을 넘지 못하고
풀포기 자라는 형제섬에 누우면
수평선에서 붉은 심장 열어 보이는
가슴 뜨거운 남자다
희망보다 절망적일 때 더욱 그리웁고
태양이 뜰 때보다 질 때 더욱 아름다운
내 안에서 하루를 저물어 가는 남자, <아>
내 사랑 사계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