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 - 변종윤
잠에서 부스스 깨어 앞으로
전투태세를 갖추고
매일매일 훈련을 한다.
까부술 것 없어 힘없이 스러진다.
한동안 준비하고 평상시처럼
일어나 앉는다.
상대는 싸울 생각을 않는다.
한참을 기다리다 벌러덩 나자빠진다.
이내 곤한 잠에 빠져들고
어제도
오늘도
그랬듯이 장수로써의 할 일을 다 한 듯
돌아누워 곤한 잠에취해있다.
엄호하던 갈대밭에 검은 휘장 막도
어느새 주인 따라 하얗게 늙어가고
가을 햇살 서산마루에 걸렸다.
누렇게 말라비틀어진 민둥산 갈대처럼
그렇게 빛바랜 장수의 치솟던 성조기도
힘없이 가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