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배를 띄우며 - 박금숙
돛도 닻도 없이
너를 보낸다
머뭇거리지 말고
흘러라
아주 멀리 흘러서
대책 없이 사랑했던 날들을
모두 떨쳐버려라
세상은 넓어
절망의 늪을 지나면
곧 어깨춤 절로 나오는
물줄기 만나
늠름하게 출렁일 것이다
가다가 지치거든
물고기 떼들과 어울려
둥둥 춤이라도 추어보아라
끝없는 강 어딘가에 이르러
가뿐 숨 몰아쉬다가
실잠자리의 무게마저
버거워지기 시작하면
너도 내 속 알리라.
나뭇잎 배를 띄우며 - 박금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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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 배를 띄우며 - 박금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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