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파워 밸런스는 뭔가 엄청 이상하다.
논쟁이 일어나는 잘못은 근본적으로 독자에게 있지요. 얼굴 안보인다고 막말하는 인간들.
그런데 꼭 독자만의 잘못은 아닙니다. 고수의 파워 밸런스 자체가 굉장히 이상해요.
이 글은 강빡이, 용빡이 글이 아닙니다. 작가피셜 당간 > 용비, 구휘라고 하면 인정해야 하고, 작가피셜 무영삼귀 > 강룡이라고 하면 그걸 부정해서는 안됩니다. 그 작가 피셜 자체가 굉장히 꼬여있다는걸 말하고 싶어서에요.
일단 전작 이야기를 해보자면, 전작에서 이정도로 강함 논쟁이 일어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끽해야 고협의 실력은 어느정도인가 정도가 가장 핫한 주제였죠. 고협이 내공이 잔월 이상이라는 묘사에 비해 너무 허무하게 죽어서... 하지만 고협의 전투가 스토리에 중심에 있는 것도 아니었고, 그렇게 큰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않았습니다.
다른 만화도 대부분 마찬가지에요. 싸우지 않은 두 등장인물간의 우열에 대해 논쟁이 있는 경우는 있지만, 전체적인 파워 밸런스 자체가 배배 꼬여 있는 경우는 없습니다.
근데 고수는 웃긴게, 파워 밸런스에 대한 등장인물들의 발언 중 믿을만한 발언을 찾는게 더 힘듭니다. 하나같이 베베 꼬여있어요. 좀 나쁘게 말하자면 독자를 농락시키려고 하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이게 처음으로 터진게 사패천이었어요. 처음에 강룡이 사패천 투기를 보고 말합니다. '사부님보다 흉흉한 투기...?' 그리고 사패천 왈 '니 사부 파멸시킨건 나다'라고 합니다. 이때 작중 언급은 빼도 박도 못하게 사패천 > 파천신군이었어요. 우대장도 '파천 본인이라도 못도망감' 이러고.
근데 나중에 가니까 또 아니래요. 파천신군이 부상당한 사패천을 이겼고, 사패천이 자기가 사부 파멸시켰다는건 그냥 뇌피셜이에요. 그리고 사부님보다 흉흉한 투기라는게 강룡이 혈비공 키니까 팔이 뜯겨버려요.
이 다음은 더 가관입니다. 전에 어떤 분이 말한 적이 있어요. 사패천 과거회상은 거의 판협소 수준이라고. 오죽하면 무극신마와 싸운 후 존자 2명을 죽인건 정면승부가 아니었으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정도입니다.
존자라는 개념을 당대 최고수에서 다굴쳐서 힘빠진 한명도 못잡는 찐따들로 추락시키면서까지 사패천을 띄워주었습니다. 기존 세계관의 분위기를 파괴하면서 띄워주는게 딱 판협소 방식이죠.
그래요. 이건 좋다 칩시다. 그런 사패천을 이겨서 강룡이 절대 강자가 된다 이게 작가가 의도한바면 또 그래야죠. 근데 그렇지도 않습니다. 이게 또 굉장히 지독해요. 사패천에게 혈맥파열이라는 부상을 넣어버린겁니다. 차라리 사패천을 이기면 이기게 하던가, 강하다고 띄워주질 말던가, 강하다고 띄워줘 놓고 또 혈맥파열이 있었다고 언급하는건 뭡니까.
사패천. 삼존 중 하나이자 그 설정만으로는 굉장히 심도있게 다루어져야 합니다. 근데 들개무리 에피소드에서 어떠한 복선도 없이 갑툭튀했어요. 전작 용비불패에서 복선이 있었냐고요? 없습니다. 암존에 대해서 일언반구 언급도 없어요.
저렇게나 강하고 중요한 인물이 아무런 복선도 없이 들개무리 에피소드에 갑툭튀했는데, 그마저도 베베베 꼬여서 '강하긴 강한데 혈맥파열 당했다' 이런식으로 파워밸런스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습니다.
그래요. 여기까지는 작가가 스토리를 변경시키서 그렇다 칩시다. 사실 사패천전에서 스토리를 급하게 바꾼 티가 여기저기서 나거든요. '사부님보다 흉흉한 투기'라는 발언이나 우대장의 발언 등으로 봤을때는 초기에는 사패천 > 강룡으로 하더려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스토리가 변경되었으면 좀 부자연 스러울 수 있지요. (전작에서도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육진강 vs 용비죠. 분명 엄청난 고수로 표현되는 육진강이 에베베베 하다가 용비에게 집니다)
근데 파워 밸런스를 베베 꼬는건 여기서 끝나지 않아요. 바로 무명의 발언입니다. '나는 이미 그 늙은이를 뛰어넘었어!' 어이쿠. 사패천 자체가 혈맥파열에 판협소 소설로 인해 밸런스가 베베 꼬여있는데, 그 사패천하고 비교를 해서 밸런스가 더 꼬이는군요. 그리고 강룡도 이 말에 어느정도 동의를 합니다. '사패천 그자도 무저곡 안에서 기운용을 못했다.'
근데 정작 독자가 보기에는 아무리 봐도 무명이 사패천보다 약하다는거죠. 연출이나 분위기도 그렇고, 위기도 그렇고요. 강룡이 사패천과는 생사결을 벌이는데, 무명은 아주 가볍게 처발라버립니다. 게다가 만약에 무명이 진짜 사패천을 뛰어 넘었다면 신무림 > 구무림이지 구무림 > 신무림일 수가 없습니다. 사패천을 뛰어넘는 인재가 7명이나 있고, 그 위에 2명이나 더 있다는 소리인데.
이 만화에서는 진짜 파워 밸런스가 엄청나게 꼬여 있습니다. 파워 밸런스에 대한 발언들 하나 하나도 정상이 아니구요.
"파천신군 본인이라도 못빠져나간다!" → 제자가 잘만 빠져나감.
"네놈의 사부가 나 때문에 파멸했다! / 사부님 이상의 투기!" → 정작 파천에게 발림.
"난 사패천을 뛰어넘었다!" → 강룡과 사패천은 생사결이었는데 무명은 아주 쉽게 바름.
"파천십이신공은 교룡갑에 안통한다!" → 뚫림.
"성장중인 괴물은 완성된 괴물을 이길 수 없다." → 성장중인 괴물이 당간 아저씨였어?
이러니 파워 밸런스 관련 발언만 보면 의심병이 생길 수 밖에요. "신선림에게 자신들의 무공이 통할거라 생각하는건가"라는 가우복의 발언이나, "난 파천신군을 뛰어넘었다"는 혈비 말이나 둘 다 의심이 갑니다.
구휘도 육진강을 이길 수 있을까? 이런게 불분명한 거죠. 파워밸런스 발언만 나오면 일단 의심병이 드는게 아니라요.
추천0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