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기준 연애물 애니 원탑
은 아다치 미츠루 원작의 <크로스 게임>. 방금 정주행 끝나고 여운이 남은 김에 후기 적어봅니다.
원래 애니는 보는데 시간이 오래걸려서 코믹스로 주르륵 넘기는걸 좋아하는 만화파이기도 하고, 아다치 미츠루 특유의 감성이 애니로는 표현하기 어려울거라고 생각했는데 애니가 생각보다 너무 잘빠졌네요.
연출도 괜찮고 작화도(아다치 그림체에서 작붕할것도 없지만) 거슬리는것 없고, BGM도 좋고... 터치랑 H2는 도저히 애니로는 못봐줄 수준의 작화였는데 크로스 게임은 여러모로 괜찮습니다.
만화책으로도 H2, 러프, 터치만 봤지 크로스게임도 대충 비슷하겠거니하고 안봤었는데, 다른 작품들보다 설정이나 결말이 딱 제 취향저격이네요.
대놓고 발그레하면서 알콩달콩하는 연애물을 기대하시는 분이라면 안맞을 수 있는데, 연애라기보다도 사랑하는 감정의 간질간질한 느낌을 절묘하게 표현해내는건 아다치 미츠루만한 작품이 없는 것 같습니다. 가볍게 툭툭 던지는 듯한 대사가 나중에 의미를 갖고, 인물들의 감정들에 대한 단서가 되며,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그것들이 한데 모여 큰 울림을 만드는게 아다치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취향 자체가 모에모에하는건 도저히 면역이 안돼서 볼 엄두도 안나고, 바쿠만이나 너에게 닿기를 같은 느낌의 설레는 감정이 딱 좋은것같네요.
어쨌든 표면은 스포츠물의 가면을 쓰고 있기 때문에 지루할 틈도 없고, 연애 감정을 다루는데도 이만한 작품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분량이 50화로 애니치고는 괴랄하긴하지만, 한번 보기 시작하면 남아있는 횟수가 줄어들수록 아쉬움이 느껴졌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