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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게 자서전 쓰기 이벤트 참가합니다
평범한아이 | L:7/A:444
828/2,170
LV108 | Exp.38%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2 | 조회 340 | 작성일 2024-03-01 08: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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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게 자서전 쓰기 이벤트 참가합니다

먼저, 자서전을 읽어본 적이 없어 아무렇게나 쓰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읽기에는 크게 어렵지 않을 겁니다.

 

초등학생때, 태권도를 다녔는데요.

그때 관장님한테 저에 대해 평가해달라고 했더니 그렇게 말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너는 틀에 갇혀 산다"고요. 당시엔 그 문장을 이해하지 못해서 오래 기억했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도 비슷한 말을 들었습니다.

아버지가 제게 "너는 스스로 탑을 쌓고 그 안에 산다. 나는 그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했습니다.

전후상황은 정확히 기억이 안나지만, 술을 별로 마시고 싶지 않다고 말했던 제게 하셨던 말씀 같네요.

 

저는 스스로 규칙을 만들고, 그 규칙을 지키면서 살아갑니다.

사실 이건 대부분의 인간이 하는 거예요. 흔히 가치관이라고 하죠.

그렇지만 저는 훨씬 열심히 지킨다는 차이가 있겠네요.

왜냐고 묻는다면, 그 규칙을 지키지 못하면 저는 극렬한 거부감을 느낍니다. 죄책감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나쁘게 말하자면 꽉 막히고 답답한 사람인 거겠죠.

 

제가 이 이벤트가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쓰고 싶은 이야기가 정말 평범하기 때문이에요.

평범한 학창시절 짝사랑이고, 가슴이 절절하지도 않고, 특별한 이벤트가 있지도 않았어요.

츄잉에 이미 몇 번 썼던 해묵은 이야기고, 이미 하루에도 몇 번씩 꺼내서 닳아버린 사진첩같은 기억입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볼까요.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만났던 그 친구는, 그 모든 거부감과 죄책감이 한데 모여 빛나는 사람이었습니다.

 

기억해보면 처음 만났던 때부터 저는 규칙을 어겨야 했습니다.

3월 2일, 그 친구는 제게 손을 내밀며 친구를 하자고 했습니다. 그 이후 정말 저를 친구로 여기더라고요.

그때의 저의 무의식은, 첫 만남에 친구를 사귀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그럴까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이따금씩 "넌 나의 가장 친한 친구다"라고 말해줬던 기억이 납니다.

어떤 대답을 해야할지 알았어요. 나도 그렇다고 해줘야 했죠.

하지만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그당시 저는 제일 친한 친구가 따로 있었거든요.

거짓말이라도 해줘야 했는데, 참 아쉬운 기억으로 남습니다.

거짓말을 하려고 하니 강한 거부감이 들더라고요. 이것도 규칙의 일부였나 봅니다.

 

그렇게 말하는 것 치곤 엄청 친하진 않았어요.

사실 공통분모가 없었거든요.

롤 좋아하고, 축구 좋아하고, 운동 좋아하는 그런 친구인데 당시의 저는 롤도 안 해봤고, 운동을 정말 싫어했으니까요.

가끔 같이 축구하자고 얘기했었는데, 사실 좀 그렇죠.

학교에서는 서로 다른 친구와 놀았습니다. 

 

집에서는 같이 카톡도 많이 하고, 한두번 정도는 통화도 했던 기억이 있네요.

카톡할땐 사랑한다고 가끔 말해줬어요.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니 나도 사랑한다고 답해달라고 했었네요.

그렇게 답하지 못한 것도 후회가 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아마 영원히 후회로 남겠죠.

이제와서 뜬금없이 카톡으로 사랑한다고 보낼 수는 없으니까요.

진짜 사랑했을리는 없고, 그냥 곤란해하는 제 반응을 즐겼던 것 같습니다.

 

좋아한다는 사실을 확신한 계기가 있었습니다.

제가 생일 전날, 6월 22일에 그 친구에게만 몰래 내일이 생일이다. 라고 알려줬었습니다.

그리고 당일, 6월 23일에 반이 떠나가라 000이 오늘 생일이다. 다들 축하해달라. 이렇게 얘기해줬어요.

당황스럽고, 부끄러우면서도 정말 기분이 좋았었네요.

 

그리고 그날 저녁, 7~8줄이 넘는 긴 문자가 왔었습니다. 생일을 축하한다. 자해는 관두면 좋겠다.

뭐 이런 내용을 길게 적어줬는데, 저는 이때 처음으로 그 감정을 느꼈어요.

 

아. 태어나길 잘했다. 살아있길 잘했다.

 

고1 생일. 16년을 살면서 처음으로 느낀 감정이었습니다.

그러니 몇년이 지난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요. 아마 영원히 못 잊을 겁니다.

 

그렇게 좋아한다는 감정을 확신하게 되고, 제가 뭘 했는지 아십니까?

정말 멍청한 짓을 했습니다. 

저는 그 친구와 멀어지려고 했어요. 이유도 별로예요. 좋아하는 거 들킬까봐.

이미 그 친구는 좋아하는 여자애가 있었거든요. 이성애자니까 아무런 의미가 없죠.

 

차라리 잘됐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습니다.

공통분모가 없어 점점 멀어지고 있었고, 자주 하던 문자도 뜸해졌으며, 대화는 더욱이 잘 안하게 됐죠.

그냥 이대로 천천히 멀어진다면, 나도 그 애도 서로 상처받지 않는 결말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2월 18일, 그 친구의 생일이 되었습니다.

내 생일을 그렇게 축하해줬으니 나도 축하해줘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미 멀어져서 친하다고 하기도 어려워졌지만요.

 

생일 축하해. 뭐 이런 건조한 문자였습니다.

돌아온 답변도 저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겁니다.

 

"고마워. 이제 나 무시하지 마"

 

이 문자를 보고 저는 순식간에 하늘에서 진창으로 처박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태어나서 그렇게까지 강한 죄책감은 처음이었어요.

 

대체 이 문자를 보내기 까지 어떤 감정을 갖고 날 봤을까.

이 문자는 무슨 생각으로 쓴 걸까.

나는 무슨 짓을 한 건가.

 

상처란 상처는 다 줘놓고, 혼자 이정도면 자연스레 멀어졌겠지? 상처 안받았겠지? 이런 혐오스러운 위선을 떨고 있었던 겁니다.

그 친구는 나에게 정말 잘해줬는데, 태어나서 받은 대접 중에, 부모를 제외하면 가장 좋은 대접이었는데.

뭐 이런… 생각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개학을 하고 보니 제 책상 앞에 와서, "안녕." 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갔어요. 그렇게 죄책감은 더 심해졌습니다.

 

객관적으로 좋은 친구는 아니었습니다.

자꾸 기분나쁜 농담도 했었고, 같이 놀자고 하는 약속도 학원을 핑계로 늘 거절했습니다.

얼굴도 제 이상형이 아니고요, 체형은 더더욱 아니었어요.

그렇지만, 처음이었어요.

 

저한테 사랑한다고 해준 사람도 엄마를 제외하면 처음이었고, 생일 축하를 그렇게 해준 것도 처음이었고, 만나자마자 친구를 하자고 한 것도 처음이었고, 부모를 제외하면 볼에 뽀뽀를 받아본 것도 처음이었고, 사람에게 그렇게 미안해본 것도 처음이었고, 사람을 그렇게 좋아해본 것도 처음이었습니다.

 

규칙은 과거의 것이에요. 과거의 경험으로 만들어져 유지되었기에, 규칙을 준수하는 것을 선호할수록 새로운 것에 거부하기 쉽습니다.

해준 말에 대답을 거부한 것도, 나중에는 그 친구 자체를 거부한 것도. 결국 규칙을 준수하길 좋아했던 성격의 결과입니다.

 

그렇게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과, 내가 한 짓에 대한 죄책감으로 인해, 그 친구는 제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 이후, 저는 그 성격을 바꾸려고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말한 것 치곤 결말은 별 거 없어요.

2학년 때는 반이 갈라졌고요, 이따금씩 복도에서 인사하는게 전부였습니다.

언젠가부턴 인사를 잘 안받아주길래,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또 내가 밀어낼 순 없으니까.

 

평범한 시작에, 시시한 결말임에도 읽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흥미로운 이야기였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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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나단
명문이군요
2024-03-01 09:19:28
추천0
[L:7/A:444]
평범한아이
어이쿠감사합니다
2024-03-01 09:25:28
추천0
아스나단
개추 드리고 싶은데 쿨타임 안차서 못드림
2024-03-01 09:27:01
추천0
[L:7/A:444]
평범한아이
절대로 개추 주지 마세요
2024-03-01 09:27:22
추천0
좆지털
저도 님처럼 울타리를 지키려는 한 사람같네요.
종교도 없고, 의무도 없는데도 강박적인 무언가가 있습니다.
말로 표현하기도 어렵거니와 너무 많아서 이건 생략하겠습니다.

동성애자는 소수자라 색다른 고충이 있을거라 생각하고 글을 읽었습니다.
그러나 그 친구가 이미 좋아하는 여자애가 있었다는 점을 제외하면, 누구나 겪을법한 평범한 스토리라 놀랐네요.
사실대로 말하자면 저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어요. 저를 좋아하던 여자애한테 의도적으로 상처를 주고 멀어졌죠.

물론 그 분이 양성애자는 아니었겠지만, 사랑과 우정은 결국 같은 뿌리의 감정일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랑'이랑 관련 없는(그분 그리고 대다수 사람들에게) 동성이라해도 공통분모가 없으면 친해지기 쉽지않고, 서로 말을 안하다보면 자연스레 소원해지는 건 흔히 생각하는 연인의 그것과 똑같지 않습니까...
사실 제 친구 중 둘은 서로 너~무 친해서 제가 볼땐 '이상하게' 보였는데, 이것도 편견일수도 있었겠네요. 잘 읽었습니다.
2024-03-01 11:44:03
추천0
[L:7/A:444]
평범한아이
긴 댓글 감사합니다 기쁘네요
2024-03-01 13:36:51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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