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릴리스와 아그니의 이야기는 피의 남작스러울거 같아..
잠깐 설명하자면
피의 남작은 갓갓갓갓 명작으로 유명한 위쳐3에 나오는 캐릭터 ㅇㅇ..
그와 엮여있는 메인스토리는 스토리가 좋기로 유명한 위쳐3에서도 최고로 꼽힘.
이하 내용은 스포일러
피의 남작은 주인공에게 갑자기 실종된 자기 아내와 딸을 찾아달라고 의뢰.
하지만 여차저차해서 주인공이 알게된 진실은 의외였음.
아내와 딸은 남작의 가정폭력을 못이겨서 도망갔던 것.
이 과정에서 아내가 갖고 있던 아이까지 유산된게 드러나는 등..
그야 말로 막장임이 인증되었는데.
나중에 여러가지 사정과 반전이 있음이 드러남
남작은 과거 하급 장교이던 시절 전쟁터에서 3년 동안 끌려갔다가 가족들만 생각하며 간신히 살아 돌아왔는데
막상 집에 돌아왔더니 아내는 그 사이 다른 남자와 눈 맞아서 도망갔던 적이 있음.
눈이 뒤집힌 남작은 어떻게든 아내와 바람낸 놈팽이를 찾아냈고
이성을 상실한 나머지 그 놈팽이를 죽여버린뒤 개 먹이로 줘버렸음.
딸과 아내가 보는 앞에서.
뒤늦게 이성을 되찾은 남작은 후회하며 아내에게 사죄하고 화해를 요청하지만
충격 받은 아내는 이미 반쯤 실성해서 칼까지 휘두르며 남작을 죽일 뻔했고
당연히 생명의 위협을 느낀 남작은 반격하며 결국 부부싸움으로 번짐.
싸움 이후 긴 시간동안 남작은 계속 굽히고 들어가 사과하고 화해를 원했지만 아내는 계속 거절.
결국 부부관계는 사실상 파탄..났는데 그 상황에서 둘째가 생김.
그 웬수 같은 인간의 아이가 또 생기자 아내는 "크론"이라고 불리는 숲의 마녀와 거래해 아이를 유산시킨 뒤 도주.
즉, 아이의 유산은 남작의 폭행때문이 아니었음.
(다만 폭행과 싸움이 잦았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애초 원치 않았던 아이가 생길 이유라곤..)
아내는 크론과의 거래때문에 그들의 시종이 되어야만 했으니..
(선택지에 따라 갈리지만) 주인공이 만약 크론의 먹이가 될 아이들을 구하면
아내는 크론의 저주로인해 절명하고 이에 남작은..
절망해서 자살해버림.
만약 더 큰 악과 작은 악 중에 하나를 택해야만 한다면, 나는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겠다. 그렇지만 대개는 그에 따르는 위험이 너무나도 크다. 가끔은 더 큰 악을 선택하는 것이 미약하게나마 좋은 일이 되기도 한다. 내가 늪의 고아를 구하기로 결정했을 때, 이 때문에 안나가 죽을 것을 알지 못했다. 그리고 남작이 자신의 아내가 누워있던 그 자리에서 밧줄을 찾아 목을 맬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경우에 선택을 했으면 절대 뒤돌아봐서는 안 된다.
이후 통치자가 사라진 벨렌(피의 남작이 다스리던 곳)은 사실상 무정부 상태의 혼돈에 빠져 막장스럽게 변함.
이 모든 것이 선의를 갖고 행동한 것이 불러일으킨 나비효과들.
정리하자면..
남작은 성질 더러운 나쁜 놈임.
하지만 그는 그 점을 잘 알았기에 좋은 남편이자 아버지가 되려고 노력했음.
물론 글에서 드러나듯 모든 시도는 참혹하게 실패하며 결국 뿌린 대로 거두게 됐음.
난 묘하게 이 점이 아그니와 브릴리스와 겹침.
남편이 원래 성질 더러운데 아내 앞에서는 그나마 자제하는 편이라는 점.
혼약을 맺은 관계임에도 사실상 이혼해 부부로 보기 힘든 상태라는 점.
그런 상황에서 남편이 아내에게 집착한다는 점.
나름 할 말 많은 상황임에도 남편이 굽히고 들어간다는 점. (물론 피의 남작은 아내가 미쳐 날뛰면 스트레스 받아서 술마시고 때림)
그리고 남편을 자신의 소중한 것 (태초인류 몰살, 개먹이 사건)들을 앗아간 원수로 취급한다는 점.
아이를 잃어버린 점.
이후 저주에 가까운 불행한 삶을 반복해왔다는 점.
아그니를 피의 남작에 빗대기에는 다소 모욕적이겠지만 무튼 그런 느낌을 받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