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목련 - 조남명
푸른 하늘을 이고
마른나무 줄기에 피운
새하얀 목련꽃
볼수록 빠져드는
젖빛의 말간 꽃봉오리들
세상에 어느 꽃이 목련만 하랴
보기에도 아까워라
눈부시게
고결한 모습은
수녀, 여승의
고운 볼과 같아라
불룩한 봉오리는
껍질 벌려
혼신으로 꽃잎 밀어 올리니
어렵게 피어 그리 귀티 나는가
몇 날을 겨우 피우기 위해
잎사귀 몰래 꽃부터 나와
고독하고 힘든 몸짓을 하는
시리도록 순결한 선禪의 목련꽃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