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밝은 날에 - 서정주
다시 밝은 날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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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령님, 처음 내 마음은 수천 만 마리 노고지리 우는 날의 아지랑이 같았습니다. 번쩍이는 비늘을 단 고기들이 헤엄치는 초록의 강 물결 어우러져 날으는 아기구름 같았습니다.
신령님, 그러나 그의 모습으로 어느 날 당신이 내게 오셨을 때 나는 미친 회오리바람이 되었습니다. 쏟아져 내리는 벼랑의 폭포, 쏟아져 내리는 소나기비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신령님, 바닷물이 작은 여울을 마시듯 당신이 다시 그를 데려가시고 그 훠 ― ㄴ한 내 마음에 마지막 타는 저녁노을을 두셨습니다.
신령님, 그리하여 또 한 번 내 위에 밝는 날 이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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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에 피어나는 도라지꽃 같은 내 마음의 빛깔은 당신의 사랑입니다.
-<서정주 시선>(195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