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라이브 - prologue
Re-Live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사..사귀어주세요..ㅌ...!"
마을 번화가 중앙의 거대한 인공 트리, 그 반짝이는 조명 아래에서 나는 고백을 했다.
추위에 떨리는 목소리는, 아무리 생각해도 뇌내 시뮬레이션과는 천차만별이였고 마지막엔 혀까지 깨물어버린것 같다.
실로 처참한 인생
그렇다 하더라도 만약 이 고백에 대해, 좋은 대답을 들을수만 있다면 그것은 분명 플러스인 인생이겠지.
나는 그리 생각했다.
무드도, 사전작업도 완벽하다. 걱정되는 요인이라면, 방금전 목소리정도
심장은 주위에서 들려오는 캐롤송 조차 들려오지 않을 정도로 뛰고 있다.
"......."
그녀에게서 침묵이 이어졌다.
이것은 긍정일까? 부정일까?
나란 녀석은 단순, 여자의 사소한 마음조차 눈치 챌수 없는 바보다.
그렇기에 더더욱!
확실히 말을 주었으면 하는 바이다.
"미안...."
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
죄책감인가?
일말의 희망이라도 가지고 있던 나의 마음은 산산조각, 그렇다. 나는 차였다
보기좋게...
입가에 절로 피어나는 쓴웃음, 표정관리를 할수 없다는 뜻이겠지
"미안해 할 필요는 없어, 고마워, 들어줘서"
다시 한 번, 멋쩍게 웃어본뒤 뒤통수를 벅벅 긁어대며 내가 원래 있을 곳-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괜찮다. 괜찮아, 인생에서 한 두번쯤은 겪어볼 시련이겠지
하늘은 곧 눈이 내려올 듯, 시렸고, 애석하게도 나는 주머니 속의 캔커피에 따뜻해져 있었다.
양쪽에 한개씩, 원랜 그녀와 같이 마실 예정이였지만, 아쉽게도 틀어져 버린 것이다.
한쪽 주머니에서 자판기의 온기가 남아있는 캔커피를 땄다.
손톱을 짧게 자른 탓인지 손가락 끝에는 피가 배어있었다.
톡-
그 위로 한 방울 눈물
붉은 피가 희석되어 흑갈색의 커피속으로 녹아든다.
이 커피의 맛은 과연 달달할까, 씁쓸할까....
달달하다면 좋겠지만 피 한방울이 들어간 이 시점에는 조금은 쓸까?
먹어보지 않는 이상은 모르겠지만.... 가끔은 그 맛을 인생의 궁금증으로 놔 두는 것도 좋겠지
따뜻한 캔 커피를 어딘가의 난간에 올려둔다.
아슬아슬하지만 떨어질 정도는 아니다.
몸이 차가운 누군가가 이 커피를 마시고 잠시나마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만 있다면 괜찮은 투자겠지...
다음번 이 커피의 주인이 되는 자에겐, 달달한 커피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는 그 자리를 뜬다.
그리고 운명적으로 날아든 대형트럭에 치이고 만다.
나는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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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소설로 돌아왔습니다. 일단 예정은 흔해빠진 러브코미디로 정했습니다만....
리얼충 폭발해라- 이 한마디로 하-지마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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