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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맞는 폐허에서 - 김해강
대갈맞나 | L:47/A:502
537/2,390
LV119 | Exp.22%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 | 조회 229 | 작성일 2019-02-07 00: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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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맞는 폐허에서 - 김해강

어제까지 나리든 봄비는 지리하던 밤과 같이

새벽바람에 고요히 깃을 걷는다 

 

산기슭엔 아즈랑이 떠돌고 축축하게 젖은 땅우엔 샘이 돋건만

발자취 어지러운 옛 뒤안은 어이도 이리 쓸쓸하여…… 

 

볕 엷은 양지쪽에

쪼그리고 앉어

깨어진 새검파리*로 성을 쌓고 노는

두셋의 어린 아이 

 

무너진 성터로 새어가는

한떨기 바람에

한숨지고 섯는 늙은이의

흰 수염은 날린다 

 

이 폐허에도 봄은 또다시 찾어 왔건만

불어가는 바람에

뜻을 실어 보낼 것인가

오- 두근거리는 나의 가슴이여!

솟는 눈물이여! 

 

그러나 나는

새벽바람에 달음질치는

동무를 보았나니

철벽을 깨트리고

새 빛을 실어오기까지

오― 그 걸음이 튼튼하기만 비노라 이 가슴을 바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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