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잉~ chuing~
츄잉 신고센터 | 패치노트 | 다크모드
공지&이벤트 | 건의공간 | 로고신청N | HELIX
로그인유지
회원가입  |  분실찾기  |  회원가입규칙안내
식민지의 이 푸르른 하늘 밑에 또다시 가을이 오면-도종환
멜트릴리스 | L:74/A:374
1,749/2,990
LV149 | Exp.58%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0 | 조회 189 | 작성일 2019-03-10 00:33:36
[서브캐릭구경ON] [캐릭컬렉션구경ON] [N작품구경ON]
*서브/컬렉션 공개설정은 서브구매관리[클릭]에서 캐릭공개설정에서 결정할수 있습니다.
  [숨덕모드 설정] 숨덕모드는 게시판 최상단에 위치해 있으며 언제든 설정할 수 있습니다.

식민지의 이 푸르른 하늘 밑에 또다시 가을이 오면-도종환

나뭇잎 몇개가 떠서 지켜보는 그 날의 하늘도
오늘처럼 이렇게 푸르렀을 겁니다
푸르른 가슴으로 그들도 젊음에 대하여 생각하고
과일처럼 자라오는 사랑하는 마음을 가졌을 겁니다.
이 세상 많은 이들이 그러하듯
그들도 보장된 미래와 영예롭게 빛나는
자신의 이름 하나를 가꾸기 위해
제복 속에서 꿈꾸고 행복하였을 겁니다.
적어도 식민지에 대하여 눈뜨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내 이웃의 삶과 빼앗긴 땅에 대하여 생각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나 자신보다 더 큰 것을 사랑하면서부터
이 땅에는 피 흘리며 지켜야 할 것이 있음을 알면서부터
그들은 사랑보다는 고통 속에서 살았습니다.
남보다 먼저 깨어 피 흘리며 살았습니다.
자신밖에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빗장을 걸어 잠그고 문을 닫은 채 창 안에서 흘리는
소리없는 비웃음도 받았습니다
물살이 거세면 물살만을 탓하고
불길이 세차면 불길만을 두려워하며
사랑에 대하여 평등에 대하여 정의에 대하여
한 발짝도 걸어 나갈 줄 모르는 사람들이
등 돌리고 서서 질타하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오랜 세월 우리 모두를 짓밟아온 이민족의 총대 밑에서
아직도 다만 기다려야 한다고만 하는
사람들과도 섞여 살았습니다.
용기에 대하여 민족에 대하여
지나치다고만 탓하는 근엄한 꾸지람을 들으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이 땅을 지켜온 사람들은 누구였습니까
아니다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말해온 사람들은 누구였습니까
이민족의 총칼 앞 그 가장 가파른 선봉에 서서
쓰러지던 이들은 누구였습니까
이민족과 야합하여 동족의 등을 밟고 선 사람들의 주먹을 향하여
가장 먼저 팔 걷고 나서던 사람들은 누구였습니까
그렇게 살아 오랏줄에 꽁꽁 묶여 차디찬 감옥으로
가장 많이 끌리어가던 사람들은 누구였습니까
분단된 이 나라 눈물의 이 나라
철조망을 걷어내는 일까지 두려워하지 않으며
함께 걸음을 딛던 이들은 누구였습니까
태극기의 그 절반의 붉은 피를 목에 걸고
목메어 목메어 통일의 그 날을 향해 가는 이는
지금 또 누구입니까
식민지의 이 푸르른 하늘 밑에 또다시 가을이 오면
그들도 이 땅의 많은 이들과 똑같이 사랑하고 아파하고
사랑하는 이의 어깨에 기대어 
투정할 줄 아는 젊은 가슴들이었을 겁니다
그러나 장례행렬이 끊이지 않는 죽음의 이 시대에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버리고 가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입니까
이 땅은 진정 누가 피 흘리며 지켜오는 나라입니까
이토록 푸르른 가을하늘 밑에
끊임없이 붉은 피 흐르는 이 나라는. 

개추
|
추천
0
반대 0
신고
    
  [숨덕모드 설정] 숨덕모드는 게시판 최상단에 위치해 있으며 언제든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의견(코멘트)을 작성하실 수 없습니다. 이유: 30일 이상 지난 게시물, 로그인을 하시면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츄잉은 가입시 개인정보를 전혀 받지 않습니다.
즐겨찾기추가   [게시판운영원칙] | [숨덕모드 설정] |   게시판경험치 : 글 15 | 댓글 2
번호| | 제목 |글쓴이 |등록일 |추천 |조회
1844 시 문학  
그대 지키는 나의 등불-나태주
멜트릴리스
2019-03-24 0-0 318
1843 시 문학  
바람이 붑니다-나태주
멜트릴리스
2019-03-23 0-0 469
1842 시 문학  
이 봄날에-나태주
멜트릴리스
2019-03-23 0-0 483
1841 시 문학  
풀꽃-나태주
멜트릴리스
2019-03-23 0-0 242
1840 시 문학  
나는 깨어나라-유연
멜트릴리스
2019-03-17 0-0 266
1839 시 문학  
비밀-에밀리 디킨슨
멜트릴리스
2019-03-17 0-0 212
1838 시 문학  
폴 발렐리-당신은
멜트릴리스
2019-03-17 0-0 228
1837 시 문학  
가을의 기도-김현승
멜트릴리스
2019-03-16 0-0 254
1836 시 문학  
가을에-정한모
멜트릴리스
2019-03-16 0-0 215
1835 시 문학  
가는 길-김소월
멜트릴리스
2019-03-16 0-0 130
1834 시 문학  
바람은-이외희
멜트릴리스
2019-03-30 0-0 230
1833 시 문학  
호주머니-윤동주
멜트릴리스
2019-04-13 0-0 260
시 문학  
식민지의 이 푸르른 하늘 밑에 또다시 가을이 오면-도종환
멜트릴리스
2019-03-10 0-0 189
1831 시 문학  
가죽나무-도종환
멜트릴리스
2019-03-10 0-0 276
1830 시 문학  
꽃 피는가 싶더니 꽃이 지고 있습니다-도종환
멜트릴리스
2019-03-10 0-0 166
1829 시 문학  
어릴 때 내 꿈은-도종환
멜트릴리스
2019-03-09 0-0 368
1828 시 문학  
맑은 물-도종환
멜트릴리스
2019-03-09 0-0 231
1827 시 문학  
어떤 날-도종환
멜트릴리스
2019-03-09 0-0 208
1826 시 문학  
깊은 물-도종환
멜트릴리스
2019-03-03 0-0 312
1825 시 문학  
늦깎이-도종환
멜트릴리스
2019-03-03 0-0 214
1824 시 문학  
비 내리는 밤-도종환
멜트릴리스
2019-03-03 0-0 131
1823 시 문학  
꽃잎-도종환
멜트릴리스
2019-03-02 0-0 216
1822 시 문학  
풀잎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도종환
멜트릴리스
2019-03-02 0-0 137
1821 시 문학  
종이배 사랑-도종환 [2]
멜트릴리스
2019-02-24 0-0 191
1820 시 문학  
접시꽃 당신-도종환
멜트릴리스
2019-02-24 1-0 308
      
<<
<
341
342
343
344
345
346
347
348
349
350
>
>>
enFree
공지&이벤트 | 접속문제 | 건의사항 | 로고신청 | 이미지신고 | 작품건의 | 캐릭건의 | 기타디비 | 게시판신청 | 클론신고 | 정지/패널티문의 | HELIX
Copyright CHUING Communication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huinghelp@gmail.com | 개인정보취급방침 | 게시물삭제요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