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 서서 : 신석정 시
길에 서서 : 신석정 시
푸른 산이 흰구름을 지니고 살 듯
내 머리 위에는 항상 푸른 하늘이 있다. //
하늘을 향하고 산삼(山森)처럼 두 팔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숭고한 일이냐. //
두 다리는 비록 연약하지만 젊은 산맥으로 삼고
부절히 움직인다는 지구를 밟았거니······. //
푸른 산처럼 든든하게 지구를 디디고 사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이냐. //
뼈에 저리도록 생활은 슬퍼도 좋다.
저문 들길에 서서 푸른 별을 바라보자! //
푸른 별을 바라보는 하늘 아래 사는 거룩한 나의 일과이거니······. //
* 감상 : 신석정 후기 작품으로, 초기의 목가적 경향에서 벗어나 싱싱하고 젊은 산처럼 희망의 푸른 하늘을 이고 암담한 현실을 극복하겠다는 강한 신념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