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道峯) : 박두진 시
도봉(道峯) : 박두진 시
산새도 날아와
우짖지 않고, //
구름도 떠 가곤
오지 않는다. //
인적(人跡) 끊인 곳
홀로 앉은
가을 산의 어스름 //
호오이 호오이 소리 높여
나는 누구도 없이 불러 보나 //
울림은 헛되이
빈 골 골을 되돌아 올 뿐 //
산 그늘 길게 늘이며
붉은 해는 넘어 가고 //
황혼과 함께
이어 별과 밤은 오리니 //
삶은 오직 갈수록 쓸쓸하고,
사랑은 한갓 괴로울 뿐. //
그대 위하여 나는 이제도, 이
긴 밤과 슬픔을 갖거니와. //
이 밤을 그대는, 나도 모르는
어느 마을에서 쉬느뇨? //
* 감상 : 저녁 무렵 산을 보며 삶의 외로움을 노래한 작품이다. 조용한 사색적 분위기 속에서 짙은 우수와 막연한 그리움이 드러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