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우물이 있는 풍경 - 김종한
능수버들이 지키고 섰는 낡은 우물가
우물 속에는 푸른 하늘 조각이 떨어져 있는 윤사월(閏四月)
― 아주머님
지금 울고 있는 저 뻐꾸기는 작년에 울던 그 놈일까요?
조용하신 당신은 박꽃처럼 웃으시면서
두레박을 넘쳐 흐르는 푸른 하늘만 길어 올리시네
두레박을 넘쳐 흐르는 푸른 전설만 길어 올리시네
언덕을 넘어 황소의 울음 소리도 흘러 오는데
― 물동이에서도 아주머님 푸른 하늘이 넘쳐 흐르는구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