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인상-송태한
별들이 눈 뜨는 저녁과
새들이 깨어나 재자대는 새벽이
안개처럼 마을을 드나든다
동이 트는 아침마다
산비탈 외길로 햇살이 넘어와
우듬지 홍시에 군침 흘리며 머뭇거리다
밤톨 톡톡 까며 과수원 일손을 돕는다
구름은 비를 뿌려 산허리 씻긴 뒤
마른 강줄기 배를 불리고
미루나무 그림자는 수채화 붓을 들어
다릿돌 건너 뚝방 길섶에
한 획 두 획 감색 물감 덧칠한다
수숫대 이삭에 어스름 번지면
산마루에 몇 채 놀구름 걸어놓고
해는 능선 길을 뉘엿뉘엿 뒷걸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