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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 일지 1 - 무인도를 위하여 김종해
에리리 | L:60/A:454
3,554/3,690
LV184 | Exp.96%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0 | 조회 93 | 작성일 2020-01-16 00: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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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 일지 1 - 무인도를 위하여 김종해

을지로에서 노를 젓다가 잠시 멈추다.

사라져 가는 것, 떨어져 가는 것, 시들어 가는 것들의 흘러내림

그것들의 부음(訃音) 위에 떠서 노질을 하다.

아아, 부질없구나.

그물을 던지고 낚시질하여 날 것을 익혀 먹는 일

오늘은 갑판 위에 나와 크게 느끼다.

오늘 하루 집어등(集魚燈)을 끄고 남몰래 눈물짓다.

손이 부르트도록 날마다 을지로에서 노를 젓고 저음이여

수부(水夫)의 청춘을 다 바쳐 찾고자 하는 것

삭풍 아래 떨면서 잠시 청계천 쪽에 정박하다.

헛되고 헛되도다. 무인도여

한 잔의 술잔 속에서도 얼비치는 저 무인도를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다.

그러나 눈보라 날리는 엄동 속에서도 나의 배는 가야 한다.

눈을 감고서도 선명히 떠오르는 저 별빛을 향하여

나는 노질을 계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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