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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저녁의 시 - 김춘수
에리리 | L:60/A:454
2,489/3,730
LV186 | Exp.66% | 경험치획득안내[필독]
추천 0-0 | 조회 115 | 작성일 2020-01-24 00: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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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저녁의 시 - 김춘수

가을 저녁의 시 - 김춘수

 

누가 죽어가나보다

차마 다 감을 수 없는 눈

반만 뜬 채

이 저녁

누가 죽어가는가 보다.


살을 저미는 이세상 외롬 속에서

물 같이 흘러간 그 나날 속에서

오직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애터지게 부르면서 살아온

그 누가 죽어가는가 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산과 언덕

온누리 위에 스며 번진

가을의 저 슬픈 눈을 보아라.


정녕코 오늘 저녁은

비길 수 없이 정한 목숨이 하나

어디로 물 같이 흘러가 버리는가 보다.

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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