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박구리 - 목필균
벚나무에 걸터앉아, 아침을 물어왔다고
시끄럽게 울어대는 새
“너 이름이 뭐니?”
또 하루가 열렸다
짐작할 수 있는 그림이 감흥 없이 펼쳐진다
밤새 쏟아붓던 빗줄기가 멈췄지만
부어터진 하늘이 검게 웅크리고 있으니
조용히 집에서 실내 자전거나 타야겠는데
비에 젖은 깃털을 고르며
누구에겐지 무한대 잔소리를 퍼붓는 목소리
시끄럽다 시끄럽다
고혈압과 저혈압을 높나 드는 심장을 붙들고
내 발목 내가 잡으며 근신하는데
사 계절 창문 밖 풍경이 되어 감시하는 날개
나뭇가지와 나뭇가지를 오르내리는
회갈색 목소리가 분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