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어머니의 봄 - 목필균
봄눈 속에도 산수유 꽃피우는데
동안경찰서에 잡혀있다는 아들
어머니 가슴팍은 꽁꽁 얼었다
마지막 효도같이 마음껏 써 보라고 두고 간
묵직한 돈 보따리가 잔인한 죄의 증거
뉴스에서 발견된 포승줄에 묶인 아들
다 소용없다
다 소용없다
맨발로 돈 보따리 들고 찾아온 경찰서
어느 어머니의 기도가 이리 되라 했을까
마음이 궁핍하다고 누구나 다 죄지을까
내 자식은 그럴 애가 아닌데......
매운 꽃샘추위에 들어온 거친 기침소리
몸은 낳았지만, 자식 마음속까지 어찌하겠냐고
끙끙 앓고 있는 봄이
경찰서 지붕 위에 금빛 햇살을 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