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숲 소나기 - 오보영
싸늘한 냉기류 감싸 돌아도
숲엔 여전히
푸른 빛깔 소나무 건재하구나
비록
앙상해진 나뭇가지 끝자락 위엔
시커먼 까마귀들 뒤덮고 앉아
썩은 고기 찾느라 혈안이 되어
밤낮도 제대로 구분 못하고
흰 것도 검다고 우겨대면서
유유상종 두더지만 싸돌고 있지만
솔향 뿜는 소나무 의연한 채로
차가운 숲 굳건히 지키고 서서
곧 다가올 봄
환한 모습 까치 밝은 목소리 들으며
풀벌레 산새들 어우러져 함께 지낼
푸르른 숲 펼쳐지길
기다리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