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에 머무는 그리움 - 강연옥
한번 울린 징소리
징하도록 한 호흡으로
가슴속 열두 굽이 돌고 돌아
바다에 다다른 징역살이
풀지 못한 채 바닷가에 서면
발디딤을 허락지 않는 금줄인가
비 내리는 바다에
더욱 또렷해지는 수평선
징소리 풀어 흩어질 언덕도
징소리 받아 넘길 고개도 없는
허허로운 바다
발돋음하며 수평선을 응시하다
집착도 이별도 아닌
멍든 세월을 묶으려는 듯
발밑부터 굳어버린 현무암
파도에 제 살 깎이며 녹아내리는
억겁의 세월 속 그리움의 형벌
그렇게 그대에게 무너져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