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날 풍경 - 안단양
간이의자에 앉아서
양미리 파는 아저씨가 졸고 있다
얼마냐고 묻는 아낙의 소리에
화들짝 놀라선 값이나 제대로
불렀는지 모르겠다.
또 졸다.
이번엔 혼자 놀랐나보다
번쩍 눈을 뜨고선 연신 손을 휘휘 젓는다.
양미리 위로 까만 콩 닮은 파리들이
정신없다, 혼비백산이다.
졸음을 쫒았나보다
옆 좌판 아저씨 소유의 노란귤을
하나 까면서 침 넘기는 소리가
천둥소리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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