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짓는 자화상 - 서문인
파리의 푸른 하늘을 조각하던
미켈란젤로가 아닙니다
어깨를 으쓱이며 거리를 활보하던
영국의 병정도 못됩니다
무었이건 두들겨 패면 소리를 지르게 하는
음악의 마술사는 더 더욱 아니지요
그져 예술이라면 좋구나 다 좋구나 하며
코를 비틀고 빤스를 내릴 수도 있어요
황당 하신가요
바람이 부는 날이면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동키호테가 되고 싶은걸요
암튼
지성으로
정성으로
내 집 문턱을 넘나드는
그런 사람입니다
난 지금 모자를 뒤집어 썼습니다
문턱을 넘어서
두부 한모에 콩나물 천원어치 사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