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의 낙원 - 임영준
해바라기가 만발한 글밭에서
독창을 묵살하는 여울에서
카르텔이 뿌리박은 난장에서
표절이 난무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상술이 줄을 세우고
글발이 권력의 맛 들었으니
오염은 각오한 것 아닌가
새삼 이제 와서
호들갑들 떨어 대는가
아무리 타락이니 짬짜미니
난리를 치고 파헤친다 해도
별 뾰족한 수 있겠나
돈 안 되면 눈도 돌리지 않는
한국 문학의 현실에서
연줄로 엮지 않으면
연명도 힘든 문단에서
무슨 순수한 담론이 열리고
시대의 경종이 울리길 바라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