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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번 버스에서 만난 소녀 - 목필균
순백의별 | L:60/A: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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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106 | 작성일 2020-07-12 00: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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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번 버스에서 만난 소녀 - 목필균


늙지도 죽지도 않는 소녀가

맨발로 버스를 탄다

 

흰 저고리 검은 치마

싹둑 자른 단발머리

미소를 빼앗긴 분노의 두 주먹

 

누구를 위한 희생이었는지

신록의 생가지 찢긴 고통

짓밟혀 으스러진 질경이 잎사귀

뜯겨진 꽃봉오리들의 상처는

영원히 떨어지지 않는 피딱지들

 

귀향조차 부끄럽던 할머니들이

세월 따라 한 잎 두 잎 떠나가는데

봉합할 수 없는 고통은 잊힐 수 없어

 

하늘과 소통하는 새를 어깨 위에 얹은 채

명예회복과 진정한 사과 받기를 소망하며

소녀는 맨발로 버스를 타고

일본대사관이 있던 안국동로터리를 달린다

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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