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꽃 앓이 - 정우경
바람꽃 앓이 - 정우경
그대가 멀리 떠난다기에
내 먼저 그곳에 가
먼 산 한 송이
뽀오얀 바람꽃으로
떠나는 그대 배웅했지요
언젠가 꼭 다시 오신다기에
언덕배기 바람 위에 걸터앉아
뽀오얀 바람꽃으로
떠나간 그대 기다렸지요
몇 차례 단풍 지고
아지랑이 아리아리 피어올라도
소식 한 장 없는 그대
그대가 멀리 떠난다기에
언제든 다시 돌아오시라고
내 먼저 그곳에 가
먼 산 한 송이 뽀오얀 바람꽃으로
그 옛날 떠나는 그대를
아무런 말 없이 보냈었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