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마법과 태초의 인간에 대해
인간들이 쓰는 마법은 크게 유언마법과 무언마법으로 나누어집니다.
유언마법이야 따로 다룰정도로 중요한 뭔가가 있는것도 아니고 이미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작중에서도 죽음마법정도를 제외하면 따로 비중있게 설명이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다만 무언마법에 대한것은 작중에서도 어느정도 비중있게 다뤄지는 '인간성'과 직결되어서인지 나름 많이 나옵니다.
쿠베라 세계관에서 마법이라고 하면 신이나 나스티카가 쓰는 초월기의 열화판인데 D0년 이후 나스티카와의 연결고리는 끊어졌으므로 신의 힘을 빌린것만이 남게되죠.
그렇다면 이 무언마법이라는것도 신의 힘을 빌린것일까요?
그런데 어째서인지 브릴리스가 쓰러졌을때 어둠속성 무언마법 '꿈 추적'이 필요한 상황에서 신 찬드라가 아니라 인간에 불과한 라일라를 데려가네요?
찬드라가 쓰는 꿈 추적은 인간에게 사용하지 못하는걸까요? 하지만 라일라가 셰스에게 꿈 추적을 시도하려했고 찬드라도 불가능하다고 하진 않은것으로 보아하니 라일라의 꿈 추적은 인간과 수라에게 모두 사용 가능한것으로 보입니다. 꿈 추적의 원본 초월기를 찬드라가 갖고 있다면 인간에게 쓰지 못하는게 이상하죠.
그렇다면 은신처럼, 원본 초월기 역시 비슈누에게 봉인이라도 당한걸까요? 그렇다고 보기엔 브릴리스가 쓰러졌을때 신전 마법사들이 찬드라가 꿈 추적을 하지 않는것에 대해 의구심을 전혀 품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라일라가 꿈 추적을 하는걸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그럼 찬드라에겐 처음부터 꿈 추적의 원본 초월기따위는 없는게 아닐까요? 이 생각이 맞다면, 여기서 더 나아가 무언마법의 원본 초월기같은건 없다고 확장해볼 수도 있을것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무언마법이라는건 신이나 수라의 힘을 빌린것이 아닌 인간만이 지니는 고유의 능력이라는 것이 되겠지요.
그런데 아그니가 말하길 무언마법은 원래 인간을 위한 능력이 아니라고 합니다. 작중에서도 무언마법을 쓰는 것 자체로 인간성을 잃은 부정적인 측면이 부각됩니다. 무언마법의 극에 이르렀다고 알려진 지브릴 아제스는 생물과 무생물의 차이를 구별하지 못할 정도에 이르게 되죠.
인간만이 쓸 수 있지만 인간을 위한 능력이 아니라면 대체 뭘까요?
세계관 내의 인간들의 영혼은 그저 육체의 정보를 읽어들이는 동력원일 뿐(이라고 합니다), 힘과 지능, 기억같은 것들은 육체에 저장됩니다.
그러나 태초의 인류들은 그렇지 않았죠. 그들의 영혼은 기억을 저장하는게 가능했습니다. 그랬기에 환생하더라도 특정 조건 하에 전생의 기억이 돌아왔습니다.
작중에서는 브릴리스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억을 되찾기 전 브릴리스는 순진하고 책임감많으면서 무언마법은 쓰지도 못하는 신관님이었으나 기억을 되찾은 후에는 그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태초부터 쌓여진 기억이 돌아왔으니, 30년도 채 안되는 삶은 아주 미미한 영향만을 끼칠 수밖에요.
브릴리스처럼 태초의 인간들이 환생하면서 기억을 되찾는 일을 반복한다면 어떨까요? 그들에게 '인간성'이 남아있을 수 있을까요?
기억을 되찾게되는 계기나 조건이 무엇인지는 자세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만, 죽어도 부활하는것과 다름없는 그들이, 인간의 삶에 대해 현재의 인간만큼 애착을 가질 수 있을까요?
죽음에는 아무런 감흥이 없고 소멸만을 두려워하는 신들처럼, 인간들도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요?
태초의 인간들이 인간성을 잃는건 어찌보면 필연적인 것이며, 그런 그들이기에 '인간성을 잃는 것'이 조건이 되는 무언마법에 능숙해질 수 있었을 것입니다.
즉 무언마법이란것은 '현재의' 인간들을 위한것이 아닌 태초의 인간들을 위한 것이라는 뜻이 되겠지요.
태초의 인간들이 나스티카들보다 더 위험해질 수 있다는 가능성때문에 신과 수라가 손을 잡으면서까지 태초의 인간들을 멸망시켰습니다.
유언마법이라면 신과 나스티카가 의도적으로 계산을 바꾼다든지 할 수 있으니 위험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유언마법은 아닐것입니다.
남는 가능성이라면 초월기와 무언마법이겠네요. 인간이 쓸 수 있는 초월기에 어떤것들이 있는지 작중에서도 표현된바가 별로 없기때문에 초월기쪽은 잘 모르겠습니다. 뇌피셜을 돌려보자면 인간이 위험해질 수 있는 가능성은 무언마법쪽이 아닐까 추측됩니다.
브릴리스가 꿈에서 쓴 기술들입니다. 첫번째 기술은 얼핏보면 호티 아그니같지만 호티 아그니랑은 다른 기술이죠. 두번째도 뭔지는 모르겠지만 호티 아그니나 브하바티 아그니같은 마법은 아니네요. 브릴리스의 꿈 속에서 구현된것이기 때문에 그냥 브릴리스가 생각하는 대로 생겨난 기술일수도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이 기술들이 무언마법일 가능성도 있을 것 같습니다.
꿈에서 깨어난 브릴리스는 아테라에서 칼리블룸을 혼자 힘으로 이동해냅니다. 당연히 호티 바유는 아닐거구요.
이 부분은 화천의곤 초월기일수도 있고 무언마법일 수도 있습니다. 근데 화천의곤에 이런 초월기가 있을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어쨌든 확실한건 없긴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