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에 대해 짧게 쓰자면
극의가 신의 힘이라면서 왜 제대로 쓰는 애가 없냐(비루스도 미숙하고), 신이 아니라 천사의 힘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보좌관을 비롯한 천사들도 신입니다.
첫번째로, 신과 신 극장판에서 계왕은 "신의 기척은 같은 신밖에 느낄 수 없다"고 했고, 오공은 다가오는 비루스와 우이스 중 누구의 기도 느끼지 못 했죠. 그리고 부활의 F에서 오공이는 비루스와 우이스를 하나로 묶어서 "당신들은 기가 느껴지지 않으니까"라고 말했습니다. 이로써 우이스는 신의 기를 품고 있단 건 확실합니다.
두번째로, 신의 기를 내는 것과 느끼는 건 다른 이야기입니다. 아마 위의 첫번째 근거에 대해 "우이스가 신의 기를 가졌다고 신이면 오공지터도 신이냐"고 반문할 수 있죠. 물론 오공이는 신이 아니라 인간입니다. 그럼에도 우이스는 신이라고 제가 쓰는 건 신의 특징 중 2번째가 "신의 기를 느낄 수 있다."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초사이어인 갓에 블루까지, 신의 기를 낼 수 있는 오공과 베지터는 부활의 F에서 비루스와 우이스의 기를 느낄 수 없다고 말합니다. 즉, 본인이 신의 기를 내는 것과 신의 기를 느낄 수 있는 건 별개라는 거죠.
웃기는 얘기죠. 말도 안 된다고 하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러한 설정은 실제로 존재하고, 이후에도 지속됩니다. 우주 서바이벌 편 초반, 코믹스에서 오공이와 톳포가 싸울 때의 일입니다. 오공이가 먼저 초사이어인 갓으로 변하자, 파괴신 이완이 "신의 기척이잖아"라며 신의 기를 느끼는 모습이 나옵니다.
그런데 톳포가 "이제야 신의 기를 내는 거냐"며 본인도 아우라를 뿜는데, 이때 오공이의 반응은 이완과는 새삼 다릅니다.
"신들처럼 기를 느낄 수 없네? 그래, 너도 파괴신으로부터 많은 걸 배웠겠지."
신의 기를 발산하는 와중에도 본인은 신의 기를 못 느낀다는 웃기는 상황이 실제로 나옵니다. 다만 이상한 건 아니고, 신극장판부터 이어져온 설정을 그대로 유지한 것뿐입니다.
"신의 기를 가지면 신의 기를 느낄 수 있다"가 아니라, "본인이 신이어야 신의 기를 느낄 수 있다"인 거죠. 솔직히 말하자면 인간의 몸으로 신의 기만 내는 사이어인이 특이한 거긴 하죠ㅋㅋ
이의 반대 사례로, 북쪽 계왕이 있습니다. 계왕의 기는 오공이가 몇 번이고 느끼는 장면이 나오죠. 심지어 신의 기는 신만 느낄 수 있다는 신극장판에서도 오공이는 계왕성에 가있죠.
즉, 북쪽 계왕 본인의 기는 인간도 느낄 수 있지만, 반대로 비루스와 같은 신의 기를 느낄 수 있는 거죠. 말단이긴 해도 신이니까요.
이 점들을 고려해보았을 때, 신의 기척을 느낄 수 있는 우이스는 신이 맞고, 신의 기술인 극의를 쓰는 것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상식적으로 아무리 토리야마 선생님이 즉흥적으로 설정을 바꿔왔다곤 해도, 바로 해당 에피소드에서 당사자 입에서 신의 기술이란 게 나왔는걸요.
멀리 갈 것 없이 메르스를 보고 모로가 신족이었냐고 했죠. 가이드 천사라는 용어 탓에 혼란이 생기는 것 같은데, 천사는 종족, 가이드는 직책이며 우이스나 메르스 등은 근본적으로 인간이 아닌 신이 맞습니다. 계왕이 심'인'이라는 종족에 계왕이란 직책이라고 해도 신이긴 하잖아요. 전왕도 신이구요.
물론 드래곤볼은 장기연재+작가 본인이 어느 정도 연출을 위해 설정을 뭉개기도 하는 만큼, 모순점이 눈에 띄는 건 사실입니다. 당장에 퓨전에 대한 베지터의 반응이나, 거대원숭이 관련해서도 모순이 많으니까요.
그런데 극의가 왜 천사가 아니라 신의 힘이냐는 비판은 살짝 핀트가 어긋난 비판이라 생각해요. 신의 기도 갖고 있고 신 자체인 우이스가 극의를 쓰지 못 할 이유는 없으니까요. 지구의 신, 계왕, 계왕신, 계왕신 보좌, 파괴신, 가이드, 대신관은 모두 직책이 다를 뿐이지 신의 범주에 들어갑니다.
간단하게 이쪽 분류는 신과 인간으로 나누시면 편합니다. 이후 설정이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지만, 현재로썬 모든 정황이 입을 모아 천사는 극의를 써도 되는 존재란 걸 신극장판부터 차근차근 말해왔습니다.
사실 창작물에서는 원전의 이미지나 상식상의 통념 등을 크게 벗어난 경우가 많기도 하죠ㅋㅋ 다만, 파괴신과 천사 쪽은 저는 그런 케이스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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