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경 제 1장 <옥>
혈교는 중원으로부터 북쪽에 위치한 땅에서 근거하였다•••(중략) 그곳은 예로부터 땅이 척박하여 농사를 짓는 것이 불가했다. 남쪽엔 땅이 비옥했으나 강력한 국가가 세워져있어 감히 넘볼 수가 없었다•••(중략) 그리하여 주민들중에선 생존을 위해 약탈을 일삼고 힘을 중시하는 풍습이 만연하였다•••(중략)
어느날 한 남자가 등장하여 교리와 체계를 갖춘 하나의 종교를 창시하여 신도들을 모집하자 주변에서 사람들이 기다렸다는 듯 모여드니 곧 그 세력이 중원을 위협할 수준에 이르렀다•••(중략) 그는 스스로 자신에게 독고(獨孤)씨를 부여하고 총대주교의 지위에 올랐으며 마침내 자신이 수라혈신의 화신임을 자처하며 신격화하였다•••(중략) 그가 무리를 이끌고 중원을 침략하니 이것이 바로 흑백대전이다•••(중략) 혈교의 패퇴 이후 맥이 끊길 위험에 처하자 교리와 역사등을 정리하여 문서로 작성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혈경이다•••(중략)
-혈경 中
이 이야기는 수라혈신의 화신 독고혈후가 혈교를 세우기 이전의 일이다•••(중략) 하루는 그가 거리를 걷던 날이였다. 그는 거리를 걷던 중 몇일 굶주린 듯한 아이를 보게 되었다. 그 아이는 특이하게도 누더기 차림에 행색이 말이 아니였으나 피부만은 백옥같이 하얗고 고왔다. 그 조합이 보통 특이한 조합이 아닌지라 자연히 눈길이 아이를 향하게 되었다.
아이는 곧 그의 존재를 알아차렸으나 흘낏 바라보더니 무시하고 이내 원래 자신의 시선이 향했던 곳을 바라보았다. 그는 아이의 시선이 다름없는 자고있는 닭을 향한다는 사실과 아이의 눈빛이 살의와 연민이 섞였음을 깨닫고 의아해하며 물었다.
"저 닭을 먹고 싶은 것이냐?"
아이는 그의 말을 들었으나 이내 무시해버리고 닭에 시선을 그대로 고정시켰다.
그는 다시 아이에게 물었다.
"무엇을 망설이느냐?"
아이는 그제서야 입을 열었다.
"무섭습니다."
그는 다시 아이에게 되물었다.
"무엇이 말이냐?"
아이는 가느다란 목소리로 담담하게 말했다.
"생명을 죽인다는 것이 무섭습니다."
그는 아이에게 다시 되물었다.
"생명을 죽인다는 것이 정녕 두렵느냐?"
아이는 그의 말에 "예"라며 짧게 긍정하자 그가 말했다.
"범이 토끼를 잡아먹고 뱀이 쥐를 잡아먹듯 강한 것이 약한 것을 잡아먹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자연의 섭리이다. 그런데 어찌 너는 그것을 두려워하느냐? 어서 닭을 죽이고 그것을 먹어라, 그것만이 네가 살 길이다."
아이가 그 말을 듣고도 망설이자 그는 근처의 돌멩이를 주워 아이의 손에 쥐어주며 다시 강조하며 말했다.
"이것으로 닭을 죽여라, 그리고 육신을 찢어 삼키어라, 그것이 네가 사는 유일한 방법이다."
아이는 그제서야 마음을 굳히고 다가가 닭에 돌멩이를 수차례 내리 찍었다. 돌멩이가 뭉툭하였기에 한 두 번으로는 생명을 취하기가 어려웠다. 닭은 놀라서 깨어나 피칠갑이 된 몸으로 사력을 다해 저항하였으나, 아이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돌멩이를 쥔 아이의 손이 어깨보다 위로 향할 때면 닭의 비명이 울려퍼졌고 아래를 향할때면 핏방울이 사방으로 튀었다. 마침내 그것이 몸부림을 멈추었을 때, 아이는 그것을 찢어 게걸스럽게 먹어치웠다•••(중략)
이후 그는 아이의 피부가 백옥처럼 곱고 마음가짐이 몹시 순결해졌으므로 아이를 거두어 옥(玉)씨를 주고 무공을 가르쳤다•••(중략)
-혈경 제 1장 <옥>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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