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게문학][bgm] 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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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EEYld
엔류가 홀로 탑 135층을 개척하고 나라를 세웠다.
그리고 자하드가 세운 탑 134층까지의 나라와 대립하였다.
얼마 후 엔류는 선전포고를 했다.
엔류의 나라와 지하드의 나라가 전쟁을 시작했다.
전쟁이 시작하고 자하드는 대부분의 랭커가 자신의 나라에 소속되어 있었기에
전력에 압도적인 우위가 자신들한테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엔류는 짱쌨다.
더럽게 쌨다.
산책하듯 134층으로 내려온 엔류는 손짓 한번으로 134층의 절반을 탑의 지도에서 지워버렸고
그 과정에서 절반 이상의 하이랭커가 목숨을 잃었다.
엔류의 압도적인 전력에 그 층의 관리자조차 꼬리를 말고 숨어버렸다.
그의 힘을 본 자하드는 위협을 느껴 궁과 본진을 100층으로 옮겼다.
그리고 우렉마지노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하였다.
사실상 전력의 절반을 잃고 우렉에게 조력을 거절당한 자하드는 심히 고심했고 결국 하나의 해결책에 도달하게 된다.
그것은 징병제.
좆같이 전쟁하는 나라 대부분이 시행 중인, 젊은이가 의무적으로 인생의 황금기를 착취당하는 매우 좆같은 법안이다.
그리고 그도… 그 중심에 있다.
"밤의 입대를 축하하며 건배!!"
쿤 아게로 아그니스는 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표정이 어두워진 밤을 뒤로하고 그렇게 소리쳤다.
"밤 잘 다녀와!"
"ㅋㅋㅋ 요즘 군대가 군대냐? 훈련소도 가까운 곳으로 간다며?"
"에이 그러면 군대도 아니네! 그냥 캠핑가는 거잖아?"
자왕난 다니엘 프린스가 차례대로 놀리듯 말했다.
밤은 소주병을 들어 차례로 다 죽여버리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참아가며 부들거리는 손으로 소주를 한잔 들이켰다.
그리고 쭉 마시자
"크!"
하는 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하지만 소주잔을 내려놓자 버릇인듯 한숨이 나왔다.
술이들어가서인지 밤의 얼굴이 붉어졌다. 밤은 손으로 강냉이를 몇개 집어 입에 넣었다.
우물우물 씹으며 주위에서 담소를 나누는 친구들을 한번 흝어봤다.
다들 전쟁 중인데도 평화에 찌들어 있는 얼굴이었다. 탑의 윗층에서 하고 있는 전쟁은 자신과 관련이 없다는 걸까.
밤은 생각했다.
'……바보들. 순서가 있을 뿐이데…. 나는 강해서 먼저 가는 거고 너희는 약해서 입대 순서가 뒤로 미뤄진 거야….'
밤은 그렇게 자신을 위로하며 혼자 소주를 따라 한 잔을 들이켰다.
그렇게 술이 한잔 두잔 들어가고 한 병이 두병되고 두 병이 열병이 됐다.
술이 매우 많이 들어가서 우울한 기분이 풀린 밤은 그제야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기 시작했다.
밤이 앉아있는 테이블의 구성원은 쿤 a.a와 자왕난 엔도르시였다.
술이 많이 들어가 꽐라가 된 자왕난이 말했다.
"군대 ㅋㅋㅋ…. 나도 곧 가야 하는데 가기 싫다…."
내일 입대하는 밤은 공감하며 자왕난과 소주를 짠 하고 한잔 들이켰다.
엔도르시는 비어버린 밤의 잔을 채워주며 등을 토닥였다.
"밤 넌 하이랭커니까 최전선에서는 싸우지 않을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
"……그런가…?"
엔도르시가 고개를 끄덕이며 밤의 등을 토닥였다.
그러자 그런 모습들을 옆에서 말없이 지켜보고 있던 쿤이 끼어들었다.
"확실히 전쟁 첫날 하이랭커 절반이 죽어버렸으니 지금은 전력을 아껴야겠지.
그래도 통계를 보면 중요할 때 죽어 나가는 건 다 똑같더라고.
밤 나라를 위해 가는 거니까 너무 몸은 사라지마."
어딘가 가시가 박힌듯한 말이었다.
밤을 좋아하는 엔도르시는 그런 말을 하는 쿤을 매섭게 째려봤다.
쿤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제스처를 취하며 술을 한잔 들이켰다.
밤은 쿤을 보며 생각했다.
'이 시x…. 저 새x는 내가 하이랭커 되고 나니까 맨날 이러네….'
밤은 쿤이 이럴 때마다 울컥하는 것을 느꼈지만 오래된 친구이기에 버릇처럼 웃으며 넘겼다.
그러자 보통은 이쯤이면 멈추는데 술이 많이 들어가 제어가 되지 않는지 쿤은 한마디 더 꺼냈다.
"밤 표정이 왜 그래? 가기 싫어? 나라를 위해 가는 거잖아? 오히려 기뻐해야지."
아 x발….
밤은 저 한마디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급속도로 기분이 더러워지는 것을 느꼈다.
참고로 저런 말을 하는 쿤은 금수저라 군대에 가지 않는다.
아버지 빽을 써서 천식으로 자연스럽게 군대를 면제받은 것이다.
밤은 200위권 하이랭커인 자신이 빠지면 처단부대가 와서 죽인다는 협박을 들었는데,
그것은 역시 세상은 혈통이라고 다시 한 번 느낀 사건이었다.
밤은 잔을 내려놓으며 완전히 숨겨지지 않는 섭섭한 감정을 드러낸 채 말했다.
"그만하죠…. 쿤씨는 가지도 않으면서 뭐라 말하지 마세요."
쿤은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밤 장난인데 왜 정색을 하고 그래? 혹시 부러워서 그래?"
그런 말을 들은 밤이 쿤을 한번 보더니 크게 한숨을 쉬었다. 그러자 테이블의 분위기가 급속도로 싸해졌다.
자왕난은 그런 분위기를 수습하려는 듯 과도한 어감으로 끼어들었다.
"나는 쿤이 부러워 죽겠다~ 나는 가봤자 도움도 안 되는데 왜 오라는 말을 들은 걸까?"
"그러게."
엔도르시가 말했다.
"그래도 군대라는 건 남자의 상징이잖아? 난 당당하게 가는 사람이 멋지더라."
그 말에 쿤은 다시 피식 웃고는 손가락으로 밤을 가리켰다.
"당당하게? 저 모습의 어디가 당당하다는 거야?
그리고 군대가 남자의 상징이라고? 아니지. 남자의 상징이 아니라 못사는 놈들의 상징이겠지.
그 증거로 10가문의 자제들은 자원이 아니면 대부분 가지도 않잖아? 내 말이 틀려?"
엔도르시가 쿤의 저런 태도를 못 참겠다는 듯 표정을 구기며 테이블에서 일어나려 했다. 쿤은 움찔했다.
일단 밤이 일어나려는 엔도르시를 손을 뻗어 제지했다. 엔도르시는 이 상황에도 이성을 유지하는 밤을 보며 멋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엔도르시를 말린 밤은 한숨을 한번 쉬더니 소주병을 들고 자신이 일어났다. 그리고 그것으로 순식간에 쿤의 머리통을 내려쳤다.
쨍하는 소리와 유리파편이 튀는 소리가 함께 술집에 울려 퍼졌다.
주위의 시선이 밤의 테이블로 집중됐다.
이번에 밤은 아직 까지 않은 소주병을 들어 신수를 담아 재차 쿤의 머리통을 내려쳤다.
경쾌한 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
밤은 이제 제어가 되지 않는 지 이번엔 두 병을 들고 쿤의 머리에 차례대로 내려쳤다.
경쾌한 소리가 몇 차례 울려 퍼지고 쿤은 정신을 잃고 기절했다. 눈은 흰자를 보이고 몸은 축 늘어져 있었다.
하지만 밤은 쿤이 지금 쓰러지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 밤은 신수를 조작하여 정신을 잃은 쿤을 강제로 세워두고 있었다.
밤은 이번에는 맥주병을 들었다. 그러자 그제야 주위에서 밤을 뜯어말렸고 밤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채로 소리쳤다.
"씨x! 다 좇까!! 저 씹x끼 오늘 죽일 거니까 말리는 새x도 다 뒤진다 시x발!!"
그렇게 정신없는 와중 자신을 말리는 무리에 다니엘과 프린스가 보이자 밤은 다시 소리쳤다.
"이 x발!! 니들도 안 그래도 좆같은 거 참고 있는데 건드리지 말라고 개x끼들아!!"
다음 날
밤은 전날 미리 싸놓은 짐을 들고 미용실로 향했다.
거울 앞 의자에 앉은 밤은 짧게 한마디만 했다.
"군대 갑니다."
그 한마디에 모든 게 담겨있었다.
그 모든 게 담겨 있는 한마디를 알아들은 미용사는 고개를 끄덕였고 어두운 표정으로 가위를 들었다.
쓱싹쓱싹 미용사는 몇 번의 가위질을 했다.
그리고 윙윙윙윙 그것은 경쾌한 바리깡의 소리였다.
밤은 마음속으로 눈물을 흘리며 이발기에 온 머리털을 맡겼고 남아 있는 머리를 전부 밀었다.
그리고 미용사에게 돈을 지불하고 밖에서 택시를 탔다.
거기서도 밤은 짧게 한마디만 했다.
"군대 갑니다."
택시기사는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훈련소로 가겠습니다."
밤은 고개를 끄덕였다.
택시에서 내린 밤은 탑 군대의 기본적인 예절을 가르쳐준다는 훈련소 안으로 거침없이 들어갔다.
그렇게 훈련소 안으로 들어가는 밤의 눈에는 드디어 닭똥 같은 눈물이 맺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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