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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잉 문학 - 수열 풀던 사수생
?儀式 | L:4/A: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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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0-0 | 조회 1,126 | 작성일 2015-08-10 20: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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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잉 문학 - 수열 풀던 사수생

 벌써 2-3년 전이다. 내가 독학재수를 하느라 샘물독서실에 다닐 적 일이다.아침부터 부시시한 머리에 모자를 푹 눌러쓰고 독서실에 도착했다.신발장 건너편 카운터에서 알바생이 모의고사 기출문제를 풀고있었다. 생김세를 보아하니 최소4수생은 되어보였다. 흘깃 쳐다본 기출에서 어제 막혔던 수열문제 여럿을 기발한 풀이로 푸는 것을 보았다.그에게 풀이법을 물어보자 대꾸도 하지않은채 음료수 자판기를 가르켰다.


"그냥 해줄 수 없나요?" 했더니 "풀이 하나가지고 에누리 하겠소? 맘에 안 들거든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슈"


대단히 무섭게 말을 했다.딱히 음료수가 비싼것도 아니니 2프로 한캔을 뽑아 그에게 가져다주고 풀이나 잘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잠자코 열심히 연필을 끄적였다. 처음에는 이것저것 궁시렁 거리더니, 저물도록 이리보고 저리보고 굼뜨기 시작하더니 마냥 늑장이다.내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됐는데,자꾸만 문제에 밑줄을 긋고 수능특강 기초개념에나 있을법한 개념을 설명하고 있었다. 인제 그냥 이 기발한 풀이에 대해서 설명해 달라고 해도 통 못 들은 척 대꾸가 없다.아침공부를 꾸준히 해왔던 나는 시간이 점점 빠듯해 왔다.갑갑하고 지루하고 초조할 지경이였다.


"기본적인 것은 나도 아니 이제 그만 풀이를 알려주시오."라고 했더니, 화를 버럭 내며,"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지,생쌀이 재촉한다고 밥이되나."한다.


나도 기가 막혀서,


"그저 그 풀이에 대해서 물어본 것인데 왜 딴것을 그리 오래 설명한다 말이오? 외고집이시구먼, 나도 공부해야 한다니까요."


사수생은 퉁명스럽게,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우, 난 안 풀겠소."하고 내뱉는다.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그냥 갈 수도 없고,어차피 아침공부 할 시간은 지났고 해서,될 대로 되라고 체념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 마음대로 해 보시오."


"글쎄,재촉을 하면 풀이가 거칠고 늦어진다니까. 풀이란 무릇 기초에 충실해야지,그걸 놓치면 되나."


좀 누그러진 말씨다. 이번에는 쓰던 연필을 내려놓고 태연스럽게 연필을 깎고 있지 않은가.나도 그만 지쳐 버려 구경꾼이 되고 말았다.깎은 연필을 끄적끄적 거리더니 이리저리 돌려 보기 시작했다. 여간 짜증이 났던 나는 이것저것 살펴보다가 그의 발밑에 있던 책한권을 보았다.


"저 책은 뭐요?"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었다. "아 저책은 한준호의 사회문화 1등급의 법칙이오" 


나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그가 연필을 깍던 커터칼을 뺏어들어 사회문화 책을 갈기갈기 찢어 독서실 사방으로 뿌렸다.사회문화 책이 흩어져 나뒹구는 뽐새가 나름 볼만했지만 화는 가라앉지 않았다. 나는 화를 참지 못하고 그의 인중에 주먹을 대고 말았다.계속해서 그의 인중만을 강타했다. 문돌이 사수생의 정신이 나가 눈동자 대신 흰자위만 보이기 시작할때쯤 그의 인중을 놓아주었다.


"문돌이가 감히..."

 

문돌이한테 가르침을 받으려 했던 나자신에게 화가났고 화가 치밀어 오르자 그 화는 이내 슬픔이 되었고 눈에서 닭똥같은 눈물 한두방울이 흘러내렸다. 공부 할 기분이 영 안나서 집에 돌아와 침대에 누웠다.

 

"너 왜 공부 안하고 이제와?"어머니의 목소리가 따갑게 귀를 울린다. "오늘 문돌이가 나 가르치려 했다."

 

어머니는 그 말을 듣자 다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으시며 들어가 쉬라고 하셨고 나는 배게에 얼굴을 묻고 하염없이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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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볼매
개인게시판 꿀잼
2015-08-10 20:09:20
추천0
방가운얼굴
와ㅋㅋㅋㄱㅋㅋㅋㅋ
이과라기엔 필력이 너무 좋음!
잘 보고 갑니다ㅎㅎ
2015-09-07 01:27:11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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