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물건 1화
언젠가부터 집에서 가끔씩 물건이 사라지기 시작했는데 TV좀 볼랑 치면 리모컨이 없어지고, 친구에게 연락하려 하면 핸드폰이 사라진다. 집에서 형이 물좀 떠 달라고 하면 이 사람은 손이 없는지 발이 없는지 확신이 안선다만, 가끔씩마다 사라지는 이것들은 정말 손이 자라났는지 발이 달렸는지 도무지 영문을 모르겠다. 그러다 단체 파업들이 끝났는지 외출하고 돌아오면 어느샌가 집안 곳곳에서 발견 되는데 요상하게 사라지기 전과는 무언가가 달라져있다. 달라진 게 무엇인지는 정확하게는 모르겠다만, 분명히 변해있다. 저번엔 사라지기 전에 미리 사진을 찍고 다시 돌아온 후 그 사진과 비교를 해본 적도 있다만, 크게 달라진 부분은 보이지 않았다. 무엇이 달라진지 확신은 안 서지만 내 의문은 밤과 함께 깊어만갔다. 시간도 늦었기에 만지작 거리던 폰을 책상 위에 놔둔 후 침대 위에서 눈을 감았다.
날이 개고 잠에서 뒤척이다가 습관처럼 머리맡에 있는 핸드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8시. 해는 떴다만 아직 이른 시간이기에 더 잘 요령으로 이불을 다시 머리끝까지 올렸다.
"어?"
머리를 덮은 이불을 벅차며 제자리에서 앉았다. 머리끝이 쭈뼛서고 팔에는 소름이 돋아났다. 나는 분명 어제 핸드폰을 책상위에 두고 자지 않았나. 평소 항상 핸드폰을 머리맡쪽에 두고 자는데 어제 한번 우연히 책상위에 두고 잔 것을 핸드폰이 착각을 일으켜 다시 배게쪽으로 다가온 것이 아닐까 별 생각이 다 든다. 머리맡쪽을 다시 되짚다가 손에 잡힌 핸드폰을 끌어내 눈앞 가까히에 두곤 기싸움이라도 하듯이 한참을 노려보다간 다시 고히 책상위에 올려두곤 잠을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