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진행중
저는 현역 육군이고 경계근무간 있었던 일입니다.
저희부대는 소규모 대대라서 경계근무라곤 위병소와 탄약고밖에 없습니다. 예전에는 선후임간의 갈등으로 탄약고에서 자살사건이 일어났었다고 합니다.
2007년쯤이라고 했던가. 탄약고 위치도 현재 위치랑 그때는 달랐습니다. 이유인즉, 병사들이 탄약고에서 귀신이 나타난다고 마음의 소리(소원수리)에 자주 썼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것만으로는 탄약고 위치가 변경될 일은 아니었지만, 나중에 간부들까지 귀신을 보자 결국 초소와 탄약고의 위치를 재배치했다고 합니다.
이후 현재로 와서, 제 이야기입니다.
하필 그날은 제가 야간 탄약고 근무가 있는 날이었는데 애들이 전부 10시에 소등하자마자 귀신이야기를 하자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불가항력, 잠귀가 유달리 밝은 저는 빨리 잠들 지도 못하고 동기가 하는 이야기를 전부 들어야만 했습니다.
내용인즉 이렇습니다. 동기 병사 한명(이하 A라고 칭합니다.)이 경계근무 도중(날이 바뀌고 새벽 3시경) 장화 철벅거리는 소리를 들었다는 겁니다.
문제는 이날, 비가 전혀 오고 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진흙을 질퍽거리며 뛰어가는 장화소리가 미친 듯이 났다는 것입니다.
겁이 없었던 A는 근무를 같이 서던 전우조와 함께 소리가 나는 탄약고 초소 뒤로 향했고, 점점 소리가 가까워지다가 초소 뒤에서 시야가 확보되는 순간, 뚝 하고 소리가 끊겼다고 했습니다.
저희 탄약고 감시초소는 근처에 유류고가 있고 이 유류고가 부대 담장과 맞붙어 있어, 되돌아나가지 않는 이상, 이 초소 뒤편에 서있는 경계근무자들의 시야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단 한 가지, 초소 바로 밑의 기둥에 숨는 것입니다.
하지만 경계조 사수가 내려가서 살펴보아도 그 무엇도 없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음 사건은 제 근무 시간에 일어났습니다.
새벽 5시쯤이었습니다. 제가 부사수고 2주 빨리 들어온 동기가 사수를 맡아서 근무를 서는 중이었는데, 부대 막사 방향에서 총소리와 흡사한 굉음이 들려왔습니다.
솔직히, 저는 포상휴가를 얻을 생각에 뒤도 안 돌아보고 무전기 들고 지휘통제실과 근처 초소에 모두 보고를 때렸습니다.
저희 부대가 상점제도가 관대한 편이라 이런 근무도중 발생한 특이상황 보고만 철저히 해줘도 휴가 하루치에 해당하는 상점을 퍼주거든요. 저 또한 부대 바로 옆에 고속국도가 있는지라, 그냥 타이어 펑크 터지는 소리였겠거니 하고 대수롭게 생각하며 보고나 했던 겁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전화를 받은 위병초소 조장과 위병소 근무자들 2명을 합해 총 3명이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하였다고 대답을 하는 겁니다.
심지어 지휘통제실에서 근무하던 당직 사령, 부관, 상황병과 CCTV 감시병들 모두 그런 소리는 듣지 못했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소리는 탄약고 근무자들밖에 못 들었던 겁니다. 그래서 결국 이 사건은 유야무야 넘어가버리게 됩니다.
그런데 바로 저번 주 월요일 새벽에 또 일이 발생합니다. 똑같은 장화소리를 들은 병사가 또 나온겁니다. 이 다른 병사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러했습니다.
새벽에 근무를 서는데, (새벽 1시쯤) 어디선가 진흙탕에서 걸음을 옮기는 소리와 함께 단독군장의 쇳소리가 났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사수인 이 병사가, 부사수 병사의 총이 여기저기 부딪혀서 나는 소리인줄 알고 가만히 있어보라고 제지를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장화소리와 함께 K-2 소총의 멜빵 고리가 여기저기 부딪히며 나는 쇳소리가 들려왔답니다. 그래서 부사수 병사를 데리고 초소 뒤쪽으로 향했습니다.
여기서 소름끼치는 게, 아무것도 없는 초소 뒤편에서, 마치 바로 앞에 무엇인가 있는 것처럼 쇠 마찰음과 장화소리가 생생하게 들렸다고 말하는 겁니다. 이 소리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초소 바로 앞에서 끊어졌다고 전했습니다.
현재로서는 탄약고 초소에서 겪은 이상 현상이 이것으로 끝입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더 벌어질지 솔직히 두려우면서도 기대되기도 합니다. 사건이 또 일어난다면 다시 투고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