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언니
내가 초등학생이었을 때의 일이야.
그 당시에 인라인이라고 하나? 롤러 비슷한건데 일자로 바퀴 네개 달린거 있잖아. 그게 한창 유행이었어.
근데 나는 운동신경이 워낙 없어서;; (지금 내가 고3인데 작년 체력장때 오십미터 달리기 24초 나왔어....ㄱ-) 인라인을 신고 밖에 나가기만 하면 아안아나ㅏ아아아아함ㄴ으리ㅏㅡ이ㅏ널!!!!!!!!! 이런 비명을 지르면서 넘어졌어.
진짜 한걸음 떼기가 무섭게 넘어지고 일어나자마자 넘어지고 해서 일단 복도에서 연습을 좀 한 다음에 밖에서 타야겠다 싶었지. 그때 내가 살던 아파트는 복도식 아파트였어. 구조가 대충
엘레베이터
1호 2호 3호 4호 복도복도복도 5호 6호 7호 8호
복 도
이런식이었어. 1호에서 4호까지의 복도를 왔다갔다하면서 타고 있는데, 1호 창문앞에 언니가 서 있는거야. 별 생각 없이 '아, 언니가 바깥 내다보고 있네? 넘어지면 완전 창피하겠다.' 뭐 이런 생각 하면서 1호쪽 복도 끝에 다다랐을때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오른거야.
언니는 저번주에 베트남으로 출장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는거.
그 언니가 광고 관련 일을 해서 여기저기 출장을 참 많이 다녔었거든. 한번 출장 가면 기본이 한달이고 서너달씩 안들어올 때도 있었어.
한마디로 그 여자, 언니일 수가 없었던거지. 거기다 1호집은 창문 바로 앞에 책상을 딱 붙여서 쓰는 상태라서 창문 앞에 설 수가 없어. 몸이 책상을 뚫지 않는 한.
거기까지 생각하니까 도저히 뒤를 돌 수가 없었어. 그 여자랑 눈이 마주칠것 같아서. 엄마가 나 찾으러 나올때까지 거기서 꼼짝도 못하고 서 있던 기억이 난다.
아직도 궁금해. 그 여자는 누구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