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만추 6권 리플릿 3
태어나는 마검에게
망치를 몇 번이나 내리쳤다
돌아오는 것은 금속의 고함소리였다. 망치를 내리칠 때마다 음성은 모두 다르게 들렸다. 쇠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망치를 휘두르게 되었던 것이 언제부터였던가. 장검의 현상을 그려나가는 금속덩어리를 바라보며 벨프는 하염없이 단련 작업에 임했다.
헤파이스토스 파밀리아에서 배정해주었던 공방. 뒷골목에 세워진 자신만의 대장간은 벨프의 조용한 전장이 되었다. 어둠이 드리워진 한밤중에 자지도 쉬지도 않고 무기를 제작했다.
워 게임은. 싸움은 이미 시작되었다. 벨을 지키기 위해, 동료들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스미스인 벨프는 누구보다도 일찍 무기 제작에 착수했다. 공방 구석에는 제작을 마친 나이프 우시와카 마루 2식, 단시간에 만들어낸 고성능 갑옷-벨의 무구 세트가 놓여 있었다. 현재 착수하고 있는 것은 헤스티아에게 부탁을 받은 물건, 그리고 벨프자신도 만들기로 결심했던 마의 검이었다.
타월을 감은 머리에서 엄청난 땀이 쏟아졌다. 이글거리는 화로에서 솟아나는 열기는 살인적이었다. 망치와 금속사이에서 틘 불꽃은 까만 키나가시에 부딪쳤다가는 사라지거나, 혹은 목덜미를 비롯한 피부에 화상을 입혔다. 단련에 임하는 벨프의 얼굴은 어떤 몬스터와 싸울 때보다도, 어떤 상대와 대치할 때보다도 날카롭고 격렬했다.
-용서해달라고는 말하지 않겠다. 내 동료를 도와다오.
그 무엇과도 비견될 수없는 ‘크로조의 마검’을 만들며 벨프는 마음속으로 빌었다.
공방 안에서, 화로의 빛 이외에도 이리저리 떠도는 어렴풋한 빛. 모루 위의 금속덩어리에 아름다운 빛의 입자가 똬리를 틀듯 빨려 들어갔다. 그의 스킬, [크로조 블러드]가 발동될 때는 늘 이랬다. 마치 벨프의 피에 이끌린 것처럼, 벨프를 흠모하는 것처럼,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빛의 정령이 해머에 휘감겨 금속에 깃들어간다. ‘스미스’ 어빌리티를 습득한 지금, 벨프의 손에는 어렴풋한 붉은색 빛의 막까지 맺혀있었다.
이윽고 단련은 끝났다. 망치의 선율은 끊어지고, 마무리를 마친 한 자루의 장검이 벨프의 눈앞에서 광택을 뿜어냈다.
“너는∙∙∙∙∙∙‘시라히메(紫雷姫)’다.”
‘마검’을 만들어낼 때 벨프는 언제나 되는 대로 이름을 붙였다. 박살이 날 숙명을 가진 그들, 그녀들에게 정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동시에 그것은 벨프가 주는 송별의 이름이기도 했다.
이미 완성된 나머지 한 자루의 ‘마검’ 옆에 놓는다.
워 게임에 쓰일 급조 ‘마검’은 의도치 않게 자매검이 되었다.
‘호카게(火影)’, 그리고 ‘시라히메’
날이 밝는 가운데, 아침공이를 받은 붉은색과 보라색 장검은 벨프를 향해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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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프가 진심으로 아끼면서 이름을 지었더라면 어떻게 됐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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