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10권 스포) 10권 후기
그렇게 좋은 일본어 실력이 아니다보니 거의 보름에 걸쳐 마침내 다 읽었네요.
이번 편을 읽으면서 작가님의 필력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번 9권에서 긴장감이 조금 떨어졌던 것에 비해 우리가 알던 박진감 넘치는 소드 오라토리아의 복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번 편의 이야기가 사실 아이즈 위주로 진행될 줄 알았는데, 읽고 나니 10권은 철저히 핀을 위한 편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아이즈도 어느 정도 큰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이죠. 소드 오라토리아가 로키 파밀리아의 캐릭터별로 조명을 하는 것을 보면 사실 핀의 차례가 올 때이긴 했습니다.
이번 편에서 벨을 신경 쓰면서 계속해서 자기 자신을 성찰하고, 자신은 어떤 영웅인지에 대해 계속해서 고뇌해서 결국 마지막에 해답을 찾아낸 핀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계속해서 자신이 만들어진 인공의 영웅, 즉 준비된 무대에서 춤출 뿐인 영웅이라고 생각하다 마지막에 벨에게 영향을 받아 그 굴레에서 벗어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오탈.."
"나는 말이야, 일족에게 희망의 빛인 피아나를 목표로 했어"
"하지만 그건 그만두려고"
"나는 일족의 영웅을 뛰어넘어야만해"
"그를 보고,, 나도 전염되어 버렸어"
(중략)
"나도 도박... 아니, 모험을 해보려고 한다."
나머지에 대해서도 조금씩 남겨보면
1. 레피아는 완전히 함락된 것 같네요ㅎ. 전설로 남을 벨튀도 그렇고 미노전 응원 선창도 그렇고 미노전 이후 일어난 대이빌스 전투에서 벨에게 감화되어 역대 최고급 마법 포격을 벌인 것도 그렇고요.
2. 흥미로운 인물관계도 여럿 있었습니다.
먼저 핀-리베리아. 물론 그 누구보다 함께한 시간이 긴 둘이겠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이번 편에서 서술된 사이는 조금 더 각별해 보이네요.(여기서 조차 소외된? 가레스ㅠ) 핀이 스스로를 몰아세워서 지친것을 그 누구보다 먼저 캐치해내고 쉬라고 하고, 무려 하이엘프가 농담까지 해가면서(핀의 숙면을 위해 가레스보고 자장가를 부르게 할거라고;;;) 핀의 부담을 줄여주네요. 또 펠즈와 협상을 할 때는 핀이 빙의한 것 마냥, 핀이 할 만한 대사를 해가며 핀이 지키고자 한 용자로써의 명성을 이어가 주려고 합니다. 이런 장면들을 보면 티오네가 싫어하겠네요.
"네가 잠들 때까지 내가 침대 옆에서 지켜보겠다."
"너가 자장가를 불러준다고? 영광이지만, 아리시아들한테 원망받을거 같은데.."
"아니, 불러주는건 내가 아니고 가레스다."
또 로키-핀 관계도 살짝 놀랐습니다. 이미 8권에서 베이트를 챙기는 것도 그렇고, 로키가 사실은 권속을 잘 챙기는 신인 것은 알게 되었지만, 핀에 대한 애정은 남다른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이성으로의 감정을 제외하면 헤스티아-벨과의 관계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하네요. 특히 우라노스에게 엄포를 놓을 때의 로키의 핀에 대한 애착은 상상 이상이였습니다. 무려 우라노스에게 죽여버린다고 협박도 하죠... 로키의 말을 조금만 옮겨 보면
"그 싹싹한 남신에게도 전해! 그 아이를 방해하면, 하계의 규칙따위 무시하고 죽이러 찾아간다고. 천계로 도망쳐도 먼지 한톨 안남고 사라질 때까지 뒤쫓을 거라고. 할아버지 그쪽도 마찬가지야"
"방황하지 않는 너도, 나는 좋아하니까. 다만.... 너무 고민하다가 넘어지면 안된다? 각오, 책임 모든것을 짊어지고 앞으로 전진하는 너가 최고야. 아무한테도 지지마. 꼬맹이네 아그한테도. 그러니깐 이겨. 영웅 경주에서"
3. 아나키티는 생각보다 매우 매력적인 캐릭터였습니다. 짧은 등장이었지만 큰 임팩트를 줬던 것 같네요. 리네 이후로의 임팩트있는 조연?
4. 9권에서의 타나토스 등장 떡밥도 그렇고, 옛 헤스티아 파밀리아 본거지 교회도 그렇고, 떡밥 회수 참 잘하는 것 같습니다.
5. 10권에서의 전투장면이 류의 전투방식을 단적으로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가속계열 스킬을 적극 활용하여 아이즈에게 대항하는 류의 모습은 포스가 넘쳤습니다. 또 떡밥이 뿌려졌었는데,
과거 아이즈는 류와 싸웠던 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문제는 아이즈 이 복면 모험자를 보고.. 본편 5권 시점이나 워 게임의 복면 엘프 기억 못합니다... 오히려 수년 전 싸움만 기억하고..) 아마 아스트레아 팜 몰락 이후의 일인 것 같기도 하고요?
6. 엘프 부대 화력이 장난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로키 팜에 LV3 이상의 엘프가 헤스티아 파밀리아 전체 인원수보다 많이 잇는 것에 놀랐고, 이동하면서 포겨격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리베리아의 버프계열 사기 스킬의 비호가 있는 이 파티는 중세시대에 속공이 가능한 바주카 부대를 떨궈 놓은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아무튼 인상적입니다.
7. 아이즈의 벨에 대한 마음은 어지간히 깊었었나 봅니다. 벨과 대립할 때 매번 고민하고 슬퍼하는게 보입니다. 그리고 아마 핀과 리베리아는 아이즈의 감정에 대해 아는 것 같습니다. 둘 다 벨을 언급할 때 아이즈의 눈치를 살피네요. 그러고 벨을 베기 직전에는
이러고 싶던게 아니었는데. 무엇이 잘못이었던 걸까? 어디서부터 소년과 자신의 길이 갈라졌던 것일까? 사실, 나는, 너와, 조금 더....
이런 묘사까지 있는 것을 보면..
8. 아이즈의 심리는 질병까지는 아니여도 역시 두개의 정신?이랄까 자아가 있네요. 검은 불꽃으로 대표되는 체념하고 무뚝뚝해진 아이즈와 순수하고 감정도 풍부한 어린시절의 아이즈. 서술의 묘사에서 검은 불꽃과 어린 아이즈가 세력을 다투는 듯한 묘사가 나온만큼 확실하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9. 프롤로그의 수미상관이 인상적이네요. 이 부분은 나중에 직접 읽어보심이,,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중 하나였습니다.
10. 개인적으로 소드 오라토리아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인 핀의 59계층 연설이 다시 사용되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스스로에게 벨 크라넬의 흉내는 무리인가라고 하면서 새로운 다짐을 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11. 티오나의 댕청함도 귀엽습니다. 분량은 공기이지만..
12. 이번화에서의 이야기의 큰 축은 아마 대비되는 핀과 벨// 아이즈와 비네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