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작중 등장인물의 결혼이라는 게 임팩트가 큼
작중 왕분이 결혼해서 아들까지 보았다는 사실이 이신에겐 초대형 핵폭탄이 머리에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었을 텐데
그 에피소드가 꽤나 웃겼어요.
자기는 아직 아무것도 해내지 못했는데 왕분이 다 앞서가서 가질 거 다 가진 인생을 누리는 것이라고 열폭..
안타깝게도 실제 역사상 왕전 → 왕분 다음인 왕리는 할아버지나 아버지만큼의 명장은 되지 못하더라구요.
할아버지인 항연이 왕전과의 전쟁에서 죽고 초나라가 멸망한 것 때문에 복수심에 눈 돌아간 항우에게 사로잡혀 왕리는
본보기로 참수당한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항우는 복수귀..
옛날 우리나라 역사에서나 중국 전국시대에서나 혼례라는 게 하나의 정략적인 수단이 되기도 했죠. 최근에 불륜 문제가
터진 상황에 조나라 멸망전 스토리까지 엉망이 되가는 중이라 작가의 평가가 계속 바닥을 치고 있어요. 이럴 때 작가가 한 술
더 떠서 거하게 돌아버려 자기 인생 경험을 토대로, 혼인을 주제로 한층 만화의 막장도를 높인다면 등장인물들에게 말도 안 되는
경우가 발생할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죠.
전 다섯 가지 경우를 상상해봤는데.. 상상한 대로 쓴 걸 읽어봐도 어이가 없어 웃기더라구요.
1. 이목이 죽은 경사와 호첩의 복수를 위해 환기를 상대로 대승을 거두고 멸망의 위기를 앞둔 조나라를 구해내 이제까지의 오명을
단번에 씻어냄. 이목의 고군분투에 감동한 조나라 백성들이 청가성으로 구름처럼 몰리기 시작
→ 청가에서 장가를 가게 되는데 신부감이 이목을 묵묵히 보필하려는 외유내강형의 조강지처 타입이자 현모양처이고 양단화 옆에
나란히 선다 해도 당당할 미모를 자랑하는 선량하고 지혜로운 여인임에 이목 완전히 당황함
(카이네가 애초에 급이 안 됨)
→ 마침내 고생만 하던 주인이 영웅이 되고 행복을 찾아 진심으로 기뻐하는 마남자와 순수수. 눈물을 흘리는 이목군의 군사들
→ 주인이 결혼해 기쁜 동시에 마침내 카이네를 자기 신부로 삼을 수 있겠다고 행복한 망상에 빠지는 부저
→ 호첩이 죽은지라 주례는 사마상이 대신 해주기로 약속
→ 청가성은 완전히 축제 분위기
→ 이목의 결혼에 카이네 멘탈이 완전히 박살나고 이성을 잃음. 이목의 신부감 후보는 오직 자신뿐이라고 믿으면서 온갖 역경을
견뎌냈는데 모든 인생이 통째로 부정당함. 현실을 부정하는 중에 행복해하는 이목과 눈물을 흘리면서도 밝게 미소짓는 그의 아내,
손을 잡고 있는 그들을 보고 카이네 광분함. 내가 이목 님의 아내가 되지 못한다면 누구도 되어선 안 된다며 먼저 신부를 죽여버림.
질투와 광기에 휩싸인 카이네와 살해당한 부인을 보고 충격받은 이목. 평소의 다정한 눈길이 아니라 절망과 고통에 잠긴 눈으로
자신을 보는 이목 때문에 카이네 다시 한번 미쳐서 이목까지 죽여버림
→ 이 모든 게 자신의 머릿속에서 벌어진 일이고 카이네 실행에 옮기려는 순간 멘탈이 박살남. 자기가 이목에게 있어 괴물로
보이느니 차라리 목숨을 끊는 게 낫다고 여기면서도 자기만 죽고 이목이 다른 여인과 행복하게 사는 것 또한 지옥임
→ 눈앞의 현실을 부정하려 하지만 옆동네 이자나미 무한 루프에 버금갈 정도로 반복되는 끔찍한 기억의 순환 때문에 끝내 폐인이 되버림.
→ 이목이 구국영웅이 되고 결혼까지 한다는 소식에 진나라 조정 기가 막힘. 조나라 멸망전을 재개해야 하는 진군 입장에선 이목의
약점이 어디에 있는지 앞으로 찾아야 할 입장임
→ 곽개를 중심으로 조나라 조정이 크게 당황함. 이목이 환기를 격퇴해서 백성들 사이에서 구국영웅이 된 사실에 심기가 크게 불편하고
직접 손을 대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임
2. 항연의 중매로 항익이 결혼하게 되는데 신부가 그 여인(초나라 2인자)일 경우
→ 잔뜩 기대한 항익. 그리고 항씨 가문 사람들 앞으로 항연이 집에 와린을 데리고 옴
→ 상대가 누군지 알고 항익 경악하다 못해 턱이 빠질 것처럼 입을 벌림. 항씨 가문의 가장 큰 어른인 항연이 결정한 거라 어떻게
반박할 수도 거절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님. 백려도 항익의 반려자가 될 사람이 와린임을 알고 경악
→ 와린 기분이 너무도 좋아서 축하하러 찾아온 염파에게 주례를 맡으라고 요구
→ 와린이 시집간다고 너무 좋아하고 신랑감이 항씨 가문의 유망주 애송이란 사실이 의외로 재밌어서 염파 받아들임
→ 눈치 빠르게 왕이 하는 국혼급 결혼식을 왕궁에 준비하라고 이원이 아랫것들에게 지시. 가능하면 와린이 기분 좋을 때
최대한 비위를 맞춰두는 편이 훗날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판단
→ 꽃과 비단, 금실로 장식된 웨딩드레스 같은 옷을 입고 진심으로 행복해하며 얼굴에 홍조를 띄우는 와린
→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에 넋이 나가버린 항익
→ 마침내 누님이 결혼한다는 사실에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는 남동생 와언
→ 주인이 결혼한다는 소식에 바뮤 진심으로 경악. 드레스를 입고 행복해하는 주인의 화려한 변신을 받아들이기 어려움
→ 그러다가 나중에 태어난 초특급 우량아의 이름이.. 羽(우)
3. 몽무와 창평군의 커밍아웃
→ 진나라 조정과 군부 전체가 발칵 뒤집히는 초대형 스캔들
→ 몽무랑 창평군 둘 다 진나라 군대의 상징 같은 존재들인지라 타국에 이 사실이 퍼져 진나라 군대의 위신이 땅에 떨어지는 걸
막기 위해 BJ창문군(리액션 폭발) 입단속을 철저히 시킴. 늘어나는 생고생
→ 핵폭탄급 충격을 받는 몽무와 몽의 형제. 하드보일드 상남자 그 자체인 아버지나 존경하는 스승이 우정과 신뢰라는 유대를
넘어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는 진실에 깊은 배신감을 느낌. 그럼 대체 내 어머니는 당신에게 무슨 존재였던 거야? 라고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의 자리를 빼앗은 창평군에게 분노하는 몽념. 배신감이 증오심과 복수심으로 변질되기 시작
→ 이신, 여정(진시황), 하료초, 벽, 몽무군 전체, 창평군의 측근들 또한 충격이 가시는 게 쉽지 않음
→ 이미 죽은 채택이라도 놀랄 일임. 여씨 사주로 처음에 같이 시작했던 두 사람이 그렇고 그런 사이였다는 게 이사 또한 믿어지지
않음. 할 수 없이 BJ창문군을 도와 국외로 스캔들이 퍼지지 않게 동분서주. 입이 가벼울 만한 자들은 모조리 암살단을 보내 살인멸구
→ 소란이 가라앉은 뒤 여정(진시황) 그들에게 조촐한 예식을 제안하나 결혼식 따위는 몽무나 창평군에게 큰 의미가 없어 거절.
진나라 군부는 이미 그들의 신혼집이나 다름없고 함께 출세해서 활동했을 때부터 그들의 신혼생활은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음
5. 양단화와 바지오의 결혼식
→ 여정(진시황)의 주관하에 진나라 왕궁에서 초대형 국혼급 결혼식이 벌어짐. 그도 그럴 것이 그녀가 구국영웅이라서 여정(진시황)
개인이나 진나라 조정은 양단화에게 평생 갚아도 모자랄 빚을 졌음
→ 문관, 무관, 왕족, 귀족 상관없이 내로라하는 진나라의 모든 거물들이 결혼식에 참석
→ 양단화가 거느린 모든 산민족들 또한 결혼식에 빠짐없이 참석
→ 진심으로 두 사람을 축복하며 환호하는 이신
→ 좋은 사람 만나라는 두 사람의 말에 어리둥절하는 이신. 눈치없는 이신이랑 뒤에 멀찌감치 서 있는 강외와 하료초를 보고
저 녀석 아직도 갈 길이 멀군 하고 생각하는 양단화와 바지오
→ 하늘에서 여신이 강림한 듯한 양단화의 빛나는 아름다움에 모두 넋을 잃음. 그녀와 대조적으로 결혼식 예복 같은 차림에
바지오는 평소 전사의 모습대로 가면을 쓰고 허리에 쌍검을 차고 있어서 그냥 양단화의 보디가드라고 보일 정도
→ 양단화의 결혼에 벽 멘탈이 완전히 박살나버림. 완전히 멘탈이 무너져버린 벽을 보고 BJ창문군(리액션 폭발) 놀라서 호들갑을
떨기 시작함.
→ 벽 말고도 양단화를 사모해온 모든 산민족들이 그녀의 눈부신 아름다움에 넋을 잃으면서도 바지오를 죽일 듯이 노려봄
→ 란카이마저도 양단화 옆에 선 바지오를 보고 질투심에 광분해서 몽무가 나서서 제압해야 할 정도임
→ 주변 시선과 상관없이 서로 진심으로 행복해하는 양단화와 바지오
6. 여정(진시황)의 주관하에 이신이 선자리에 참석한 경우
→ 이제 너도 좋은 사람 만나야지. 하면서 여정(진시황)이 오랜만에 궁으로 찾아온 이신에게 평소에 안 하던 짓을 함.
→ 중매를 서줄 테니 좋은 시기를 봐서 좋은 규수를 만나 결혼하라고 웃으면서 제안하는 여정(진시황)
→ 뭔 소리야? 아직 중화통일도 이루지 못했는데 라며 당황하는 이신
→ 여정(진시황)의 지시로 히스이(외전에서 등장한 히로인)를 왕궁에 데려온 BJ창문군
→ 햇살같이 밝은 미소를 지으며 이신을 보며 설레는 히스이.
→ 또 한번 당황하는 이신.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람보다는 이미 안면이 있는 히스이라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선자리에 참석
→ 분위기가 생각보다 괜찮아서 흐뭇해하는 여정(진시황)과 BJ창문군
→ 사실을 알고 하료초 멘탈 박살. 지금까지 내가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데! 라며 현실 부정. 강외가 이미 구름 위에 떠 있는 사람
레벨인지라 가혹할 정도로 벅찬데 히스이까지 끼어들어 자신의 꿈을 파괴하려는 것에 증오심 표출. 신이 히스이를 위군으로부터
구해냈을 때 히스이가 신의 품에 안겨 히로인 행세를 한 것이 아직도 용서가 안 됨
→ 강외 깊은 배신감을 느끼다 못해 어둠에 잠식당하기 시작. 어떻게든 이성을 유지해보려 하나 쉽지 않음. 어둠에 물든 치우족
특유의 광기와 살의가 그녀를 옥죄기 시작함. 히스이가 이신 옆에 행복해하거나 아니면 이신의 품에 안겨있는 모습이라도 눈에
들어온다면 강례가 그랬던 것럼 질투심에 미쳐 살인광으로 돌변하는 건 시간문제임
→ 비신대 부장들 기막힌 딜레마에 직면. 이신의 행복과 미래를 생각한다면 당연히 크게 잔치를 벌이고 축하해야 함. 여정(진시황)이
친구를 위해 국혼급 규모의 거대한 결혼식을 주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임. 그러나 강외나 하료초가 폐인이 되거나 광인으로
변한다면 비신대에게나 진나라 군대에나 엄청난 타격이기에 어떻게든 별 문제 없이 이 결혼식을 막아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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