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게문학] 당신을 위해 1
“유리님이?”
연못 근처에 앉아 있는 검은 머리의 남자가 살짝 놀란 듯이 되묻는다. 평범한 인상의 그는 뭔가 관심 없다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다.
“응! 별로 놀랄 일도 아니지 않아? 태어났을 때부터 한껏 기대를 받으신 분이신데 대부분 당연하다는 반응이야.”
파란 눈에 노란 머리를 하고 있는 그녀는 검은 머리의 남자 뒤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남자는 옆에 있던 돌을 연못에 휙 던지고는 조용한 어투로 말했다.
“하 유리 자하드인가....... 생각보다 안 어울리는데......”
증조할머니인 하 유린과 비슷한 외모로 인해 하 유리는 큰 기대를 받아왔었다. 그런 하 유리에게 자하드 공주로의 선정은 이상한 결과는 아니였다. 이미 가문에서도 자하드의 공주로서 유리를 대우하고 있었던 점도 없지 아니하나 있었다. 훗날에 그녀는 하가문의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부러워?”
여자는 조용히 물었다. 천재 낚시꾼이라고 불리는 하 유리지만 신수사용과 신수 강화면에서 유리에게 절대로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하는 그였다. 같은 낚시꾼으로서 뒤처진다는 느낌도 가져본 적 없다. 단지 그녀를 이기지 못하는 것은......
“무슨 소리야? 난 이미 하 가문에서 남자로 태어났을 때부터 정치, 권력 이런 거와는 인연을 끊었어. 그냥 평화롭게 조용히 지내기만 하면 뭐가 나쁘겠어?”
남자는 살며시 웃으며 대답한다. 그가 늘 무관심한 표정으로 지내는 것은 어쩌면 하가문에서의 남자가 높은 위치에 서지 못하는 이유도 없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재능을 한껏 뽐낼 수 있는 기회는 이곳에는 없다. 그러기에 그는 하가문 내의 모든 일에 무관심해지고 있는 것일 지도 모른다.
여자는 뒤에서 살며시 남자를 안으며 말한다.
“그래 진성 걱정마, 꼭 이곳이 아니더라도 당신의 힘을 필요로 하는 곳은 언젠가 나타날거야 당신은 그곳에서 당신의 재능을 꽃피울수 있을 것이고... 절대로 낙담하지 말아요.”
하진성은 살며시 눈을 감으며 대답했다.
“ 아니야.....나는 당신만 있으면 그 어떤 것도 필요없어.... 지금의 생활에도 아무 불만이 없어... 당신과 함께 이렇게 지내는 삶도 나쁘지 않은 거 같아....”
하진성은 진심으로 한 이야기였을 것이다. 그녀만 있으면 그 무엇도 필요 없을 거 같았다. 그녀 곁에 있으면 하가문에서의 자신의 위치 따위는 생각나지 않았으며 가문의 주축들도 이러한 하진성의 모습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조용하게 행복한 삶을 오랫동안 사는 것 하가문의 재능 있는 남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이러한 삶이 아니라면 가문의 온갖 더러운 일은 그들의 몫이었을 테니까......
살인귀이자 로맨티스트니까...
'잔인한 로맨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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