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게문학] (진짜 단편)순대국밥, 처음이자 마지막 회
....
라헬이 죽었다고 한다.
원인은 낙사(落死). 높은 곳에서 떨어져서 죽었다고 한다.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우연히 라헬이 떨어지는 사진이 찍혔다.
한가지 의문인건 원래 라헬이 서있었을법한 그곳 바로 옆에 검은 그림자가 하나 있다는 것이다.
아마 이 놈이 라헬을 밀어 떨어뜨린 놈일 것이다.
사건을 담당하던 랭커의 말에 따르면, 라헬의 몸은 처참히 박살나서 형태조차 알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사정사정하여 간신히 사진을 얻었건만, 라헬의 얼굴은 도저히 알아볼 수가 없다.
두개골이 함몰, 아니 완전히 박살나서 뇌척수액이 흐른듯 하다..
몸쪽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마치 우리 몸에 대해서 배우는 해부도같이, 그런 느낌이었다.
이것은 더 이상 라헬이 아니다...
라헬이 보고싶다.
담당 랭커에게 물어보니 현장보존차원에서 시체를 치우지 않았다고 한다.
잘됐다. 가서 라헬에게 마지막 인사라도 해줘야지.
라헬의 시체는 처참하리만큼 그대로 보존.. 아니 방치되어있었다.
수사국의 무책임을 탓하고 싶었지만 그도 잠시, 시뻘겋고 긴 무언가가 눈에 띄었다.
라헬의 내장이다.
"우웩...."
참을 수 없는 역겨움이 올라온다. 결국 그것을 게워내고 나서야 간신히 진정할 수 있었다.
라헬... 나의 라헬이 여기에 이러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방치되어있는 라헬의 시체 근처로 다가가 라헬의 이마였을..부분을 만져본다.
라헬.. 나야.. 내가 왔어.. 눈을 떠봐.. 눈 떠보라고...
눈물이 흐른다. 눈물로 인해 모든 것이 흐리게 보인다.
그떄 내가 라헬과 함께 해줬어야 하는건데... 미안해 라헬..
라헬과 함께하지 못한 ㄴㅐ가 너무나도 밉다.
지금 내가 죽어서라도 라헬과 함께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난 죽지 못한다. 라헬을 밀어 떨어뜨리느 그 검은형체의 남자를 찾아야만 하니까.
라헬도 지금 나와 함께 하고 싶어하는걸까?
분명히 그럴 것이다. 라헬도 나를 좋아해줬다.
라헬....... 이제라도 나와 영원히 함께하는거야..
근처 슈퍼에서 당면을 사왔다. ㅇㄸㄱ에서 파는 맛있는 당면이다.
나는 순대를 만들어 먹을 것이다.
라헬의 장을 빼내어 줄넘기를 해본다.
라헬과 함께 줄넘기를 하던 행복했던 그때가 생각난다..
그동안 라헬이 먹었던 것들이 밖으로 날아간다.
저것들조차 라헬과 함께 했는데, 나는 왜 라헬과 함께하지 못했단말인가.
장이 깨끗이 비워진 듯하다.
나는 라헬의 장을 집으로 들고왔고,
ㅇㄸㄱ 당면을 맛있게 삶아 라헬의 장에 집어넣었다.
탄력이 좋은걸 보니 맛있는 순대가 될 것 같다.
라헬... 이제 내 안에서 나와 함께하는거야^^
냄비를 열어보니 맛있는 냄새가 코를 찌른다.
순대가 알맞게 잘 익은듯하다. 한입 먹어봤지만, 아직 제대로 익지 않았다.
TV를 틀었다. 탑 여기저기에 숨어있는 맛집을 찾아다니는 프로그램이다.
오늘의 맛집은 순대국밥집이라고 한다.
나도 순대국밥이 먹고싶어졌다.
라헬순대로 국밥을 만들기로 했다.
맛있게 완성되었고, 맛있게 먹었다.
라헬.... 이제 내 안에서 영원히 나와 함께하는거야^^
신게문학, <순대국밥> 끝.
처음에 라헬먹방으로 시작해서
추천0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