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게문학] 네임헌트 침입자 (7)
이니에타는 카이저에게 펜릴을 빌려타고 자기 영토로 향해, 도착하자 마자 하인들을 소집했다.
300명이 넘는 하인들이 모였다.
유칸이나 베리얼 바니 따위와는 다르게, 이니에타의 하인들 중에는 측근 간부가 없었다.
수십년 전부터 그가 카이저 직할령에 많이 머물렀기 때문이었다.
중간 관리직 정도는 있지만, 현재 네임헌트의 외부 경계쪽에 나가 있었다.
"적은 어디쯤에 왔지?"
이니에타가 말했다. 하지만, 하인들 중 그걸 아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
이니에타는 직접 포켓을 켰다.
"곧 카이저 직할령에 도착하는군. 서둘러야겠어."
침입자들은 카이저 직할령에 도착한 후 오래 생존하지 못할 것이다.
아마 하루도 안 되어서 알피네나 카이저가 처리할 것이다.
그 전에 그곳으로 가야 했다.
"흠... 그런데 거리가 좀 멀구나."
이니에타 자신이야 펜릴을 타고 가면 빨리 갈 수 있다지만, 혼자 갈 수는 없을 것이다.
아무리 이니에타 본인이 강하다고 해도 100명이 넘는, 그것도 더 적은 수로 네임헌트의 국경 지대를 돌파한 적들과 싸울 수는 없다.
그렇다고 카이저에게 직접 빌린 탈것에 하인들을 태워가는 것도 체면이 서지 않는다. 게다가 그리 많이 데려갈 수도 없었다.
"어쩔 수 없는가. 너희들 중 일반인들 보다 3배 빨리 걸을 수 있는 자만 앞으로 나와라.
300명 중 70명 정도만 앞으로 나왔다.
"... 음... 뭐, 이걸로 어떻게된 되겠지.
나머지도 결판이 빨리 안 날 것을대비해, 나를 따라오도록 해라."
이니에타는 발이 빠른 70명만 데리고 카이저 직할령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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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카이저 직할령에 도달합니다.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정보와 지리에 밝아 길라잡이 역할을 하던 하인이 물었다.
"괜찮다고 몇 번을 말하나? 문제 없다니까."
란슬롯이말했다. 그는 카이저를 굴복시켜 하인으로 삼을 생각에 들떠 있었다.
"... 하지만 카이저는 정말 강합니다. 이 정도 병력으로는..."
"시끄러. 나도 매우 강하다. 문제가 없을 것이다.
약 2시간 후, 그들은 카이저 직할령에 도착했다.
"란슬롯님. 전방에 적이 보입니다."
"적이? 수는 몇 명 정도이지?"
"100명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그들의 지휘자는 늑대를 타고 있었습니다."
"100명이 안 되? 쉽게 이기겠군."
"잠깐만요. 지휘자가 늑대를 타고 있어요? 남자였습니까 여자였습니까? 머리색은? 가면은 썻습니까?"
길라잡이 하인이 물었다.
"남자였고, 흰 머리와 검은 피부를 가지고 있었다. 가면도 쓰고있지 않았다."
"... 란슬롯님. 만만하게 보시면 안 됩니다. 아리에 이니에타입니다."
"뭐가 무서운가? 우린 유칸의 영토도 그냥 지나왔다. 유칸이 10걸 중 가장 강하지 않았나?"
"그건 유칸이 그냥 통과시킨 겁니다. 유칸과 이니에타의 하인들은 용도도, 그 강함도 다릅니다. 유칸의 하인들은 노동자들이고, 이니에타의 하인들은 팔리기 위해 훈련받는 용병들입니다.
그리고 이니에타 역시 10걸 중 최강입니다. 방심하시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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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니에타는 펜릴 위에서 적의 군세를 바라보았다.
그는 수십, 수백의 군사를 부리는 전략이나 전술 같은 건 잘 몰랐다. 그는 오로지 강한 상대와 검을 겨루는 것에 의미를 두었다.
그러나 그도 주군과 하인, 영토를 거느린 10걸인 만큼, 가끔 네임헌트의 재산을 무리지어 공격하는 도적 무리나, 혼자서는 잡기 버거운 숫자의 선별인원 팀을 맞닥뜨렸을 때, 하인들을 운용해 본 적은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그는 그렇게 뛰어난 전략가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에 한 가지만은 확실했다.
적의 수는 약 150명, 수장은 최소 유칸과 호각, 그 휘하에 어느정도 무력을 갖춘 부하들 다수, 알라무의 국경 수비대와, 베리얼 바니의 하인들 삽시간에 격파.
강행군으로 지친 70명으로 덤볐다간 패배할 확률이 어느정도 있었다.
물론 패배하지는 않을 것이다. 수장만 잡으면 어찌어찌 이길 수는 있다. 그러나 그 꼴이 별로 보기 좋지는 않을 것이다.
카이저에게 큰소리 쳐놓고 온 터라, 화려하게 승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시간을 끌어 쉽고 멋지게 이길 수 있는 싸움을 굳이 급하게 진행해 손해를 볼 필요는 없었다.
이니에타가 생각하는 사이, 적 중 말을 탄 남자 하나가 빠르게 말을 달려서 다가왔다.
"강 쪽으로 후퇴한다."
이니에타가 말했다.
"..?"
"옙?"
"예?"
하인들이 이니에타를 쳐다보았다. 좀처럼 후퇴 명령을 내리지 않는 것이 이니에타였다. 그런 이니에타가 싸우지도 않고 후퇴 명령을 내리고 있다.
"강 쪽으로 후퇴한다지 않았느냐."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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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왜 도망치는 거지?"
정찰을 위해 홀로 말을 달리던 스벤은 그 강하다는 이니에타가 도망치자 의아해했다.
"뭐 상관은 없지만."
스벤은 란슬롯에게로 돌아왔다.
"란슬롯님. 보시는 바와 같이, 적이 군사를 물리고 있습니다. 추격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바로 카이저 궁전으로 향하시겠습니까?"
"추격한다. 저것들을 방치하면 우리가 궁전을 공격할 때 배후를 칠 것이다."
후퇴하던 이니에타는 적의 병력이 자신들 쪽으로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패배하지는 않지만 이득이 없어서 후퇴한다고 생각하던 이니에타였으나, 막상 몰려오는 적을 보니 조금 걱정이 되었다.
"... 음. 뭔가 불리한데... 룰루."
이니에타가 룰루에게 교신을 했다.
"무엇을 원하는지?"
룰루가 교신에 답했다.
"내 하인들이 여기로 오려면 어느정도 시간이 걸리겠나?"
이니에타의 부하들은 배를 타고 오고 있었는데, 이 배가 룰루의 것이었다.
"흠.. 한 1시간 정도?"
"1시간이라... 후퇴하면서 조금 시간을 벌어야 겠군."
이니에타는 10분 정도 후퇴를 계속했다.
그러나 강행군 때문에 병사들은 지쳐 있었고, 적에게 따라잡히게 되었다.
"..젠장. 이럴 줄 알았으면 천천히 오는 건데."
이니에타가 말했다.
"뚜-샤"
"뚜 뚜샤"
"뚜뚜뚜 뚜샤!"
수십개의 창이 이니에타의 진영에 날아들었다.
"등대지기! 어서 창을 막아라!"
이니에타가 말했다.
"태앵!"
"태애애앵!"
"푸각" "으악!"
몇 명의 하인이 창을 맞고 쓰러졌다.
"돌격!"
적이 돌격을 시작했다.
"젠장. 올 것이 왔나."
이니에타는 술을 한 모금 들이켰다.
"간다!"
이니에타가 검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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