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전쟁! (제 4화)
“그, 그럴리가······.
저 녀석 분명 저쪽 편이라고!
게다가 저 녀석은 같은 편이라고 해도 그다지 도움이 안 될 걸? 엄청 어리바리 해서!”
“멍청아, 너 학교에서도 공부 못 했지?
일단 저 여자가 우리 편이면 어리바리해도 최소한 정보를 얻어낼 순 있다고.
저 여자 너에게 쓸데없이 많이 정보를 준다거나 하지 않았어?”
아, 그러고 보니······.
그 동안에 주의할 점과 더불어 실험에 대해서도 나에게 말해주었고,
캐서린은 의외로 나에게 잘 대해준 것일지도 모른다.
실험용 쥐를 대하듯 나를 대한 것처럼 보이지만 지금껏 나와 나눈 얘기들을 생각해보면, 분명 나를 사람 취급해주고 있다.
“그, 그런거였냐······.”
그러고 보니 생각보다 좋은 녀석이었잖아, 캐서린······.
“사실, 내가 여기에 들어온 건 캐서린과의 약속 때문이야.
저 아이는 우리가 실험 후에 악용되기를 원하지 않아.
그 이유는 이 연구소의 소장이 이 연구 후에 우리를 정부에 보고하고 이 기술을 군사적으로 이용할 계획을 짜고 있거든.
그렇지만 그 아이는 그걸 석연치 않게 생각해.”
“자, 잠깐만! 너 갑자기 이런 걸 말하는 이유가 뭐야? 그리고 군사적으로 이용해? 날개를?”
뭔가 어렵다고 이거······. 일단 정리를 해보면 캐서린은 우리가 탈출하기를 바란다는 건가?
“그거야 확실히는 잘 모르고, 말해도 너는 모르겠지만, 네가 알 만하게 말한다면······
아무래도 전투기 같은 건 비용도 많이 들고, 아무래도 전파 방해 같은 거에도 피해가 커,
그리고 속도는 빠르지만 컨트롤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전문층에 한정되어 있고, 컨트롤도 어렵지.
그런데 사람들이 날개를 단다면. 비용은 처음에 조금 들거고, 유지비도 안 들고,
전문적이지 않아도 세밀한 컨트롤까지 가능하지.
게다가 이런 걸 갑자기 말하는 이유는 네가 바보라서 말해도 딱히 다른 짓을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거든.”
과연, 그런 거군······.이 아니라 나를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있어?!
“아,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말하는 건 심하잖아!!”
“뭐?”
내 눈 앞에 작은 방울뱀이 위협적인 모습으로 나를 쳐다본 순간 나는 말없이 가드를 올렸다.
“그, 그렇지만 나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런 말은 심하다고!”
아까보단 조금 조용히 말하자 그 방울뱀도 눈에 어린 독기를 조금 풀고는 내게 말했다.
“아까 문고리 잡고 설치다 떨어질 때부터 네가 바보라는 것쯤은 누구나 알 수 있지 않았을까?
게다가 캐서린이 말해줬다고, 자신이 하는 프로젝트에 실험 대상이 된 아주 바보 같은 남자가 있다고 말이야.”
캐, 캐서린 너어어!! 이런 여자를 데려온 걸로 모자라 그런 험담까지해에에?!
내 머릿속에서 캐서린이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만들며 잇몸을 드러내고 밝게 웃는다.
나는 그런 캐서린의 모습을 꾸깃꾸깃 꾸겨서 마음 속 깊은 심해의 구렁텅이로 떨어뜨렸다.
“자, 이제 납득을 하셨으면 다른 방법을 또 찾아보자고. 이 방법은 서로 체력 소모가 크니깐.”
“어, 어이······. 내가 소모 당한 건 체력만이 아닙니다만······?”
“음, 일단 우리의 옷을 연결해서 저 문고리에 거는 건 어때?”
“무시냐아앗-!!”
“거 참 시끄럽네. 당장 그 바지나 벗으라고.”
“그, 그거 위험해!! 그런 말 위험하다고!!
분명 이 상황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상한 생각밖에 안 할 거라고!!!”
“너 같은 남자에게 관심 갖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 건방지네~”
“너무하다고!! 게다가 바지를 벗는 건 내 자존심이 용납 못 해!! 어떻게 다른 사람 앞에서 바지를 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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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흑·······.”
나는 결국 하반신이 허전한 상태로 필사적으로 중요한 부위를 가리고는 땅바닥에 누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 불쌍한 남자에게 옷을 기부해줄 사람이라고는 이 안에 없었다.
“거기서 찌질하게 울지 말고 당장 이리로 와서 나 좀 도우라고.”
그녀는 입고 있던 외투만 벗었을 뿐이었다.
그래서 민소매 티에 짧게 찢은 원피스 치마 차림을 하고 있었다. 분명 원피스의 팔 부분도 뜯은 듯 싶었다.
“부우욱-”
뭔가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나의 작은 희망도 날아갔다.
“너, 뭐, 뭐하는 거야?!”
“보면 몰라? 바지 찢고 있어.”
“그, 그걸 왜 찢어!!! 그럼 다시 입지도 못 하게 되잖아!!!!”
“글쎄, 너한테 관심 갖는 사람 아무도 없다니깐~”
“그렇게 말하면서 왜 내 눈을 회피하는데?! 이런 꼴로 만든 건 너라고!!”
얼굴을 붉게 밝히며 그 여자는 말했다.
“죽어버려, 변태!”
“내가 벗고 싶어서 벗었냐고오-!!!”
“자, 그럼 다시 연결하자, 연결!”
“말 돌리지마!”
아무래도, 역시 골치 아픈 녀석이다. 저 녀석이 아름다울 때는 잠잘 때뿐인가?
그냥 잠자는 숲속의 공주처럼 쭉 잠만 잔다면 좋겠는걸.
“다 됐다!”
길게 이어진 끈이 완성되자 그것을 나에게 건네는 그 여자. 응?
“뭘 그렇게 멍청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거야? 빨리 받아.”
“아, 응. 근데 내가 이걸 왜 받는 건데?”
“물론 네가 저기에 올라가서 문고리에 끈을 걸어야 하니까. 그럼 간다아아!”
“뭐어어어엇?! 말도 안- 흐갸아악-!!!!”
으아아악-?! 자, 잠깐 아까 맞은 곳에 또 맞는 바람에 더 아프잖아!
어쨌거나 일단은 저 문고리를 잡아야해! 그래야만 이런 지긋지긋한 생활이 끝난다고!
“탁-”
문고리, 확실히 잡았다.
나는 문고리를 안 잡은 손으로 그 끈으로 매듭을 짓고는 그 위로 올라가고, 그 끈을 아래로 내렸다. 그리고는 말했다.
“줄을 끌어당길게, 꽉 잡아.”
줄이 아래로 당겨지는 느낌이 들고 나는 힘껏 줄을 잡아 당겼다.
“헉헉-”
10분간의 사투 끝에 겨우 그 여자를 끌어올리는 것을 성공시키고 그 여자에게 물어보았다.
“너 왜 이렇게 무거워, 분명 60 킬로 그램 넘지?가 아니라 이, 이제 어디로 가면 되?”
"퍽-"
내가 생각해도 위험한 발언이었어, 무슨 생각이였냐, 나.
“쉿- 목소리 낮춰. 우린 이제 캐서린의 전용 실험실로 갈거야. 물론 그 중에서도 비밀스러운 공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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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봐도 그래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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