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잊은 나 - 변종윤
캄캄한 방안
리모컨 불빛만이 깜박깜박
눈은 멀뚱멀뚱
책 속에 글자들이 왔다 갔다
피아노 건반을 친다.
머릿속에 들어가 있던
글자들도
가슴을 뚫고 나와
나를 일어나라 보챈다.
불을 켜고
볼펜을 잡고
하얀 공책 안에
까만 글씨로 그림을 그린다.
그 동안 감춰온 질긴 갈망이
연과 행을 가르고
이젠 안심이 되는 듯
누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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