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 정리] 태양보다 더 뜨거운 불을 쓰는 디지몬이 있는가
http://www.chuing.net/zboard/zboard.php?id=digimon&no=9306
↑이 게시글에서 "디지몬에 태양보다 더 뜨거운 불 쓰는 놈 없음?" 이라는 주제의 질문글이 올라와서, 그에 대한 일련의 논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틀린 정보나 혼동을 줄 수 있는 이야기가 너무 많아, 이 점에 대해 개인적 견해를 밝히고, 또한 정확한 정보 공유를 위해 게시글을 올립니다.
본래 덧글로 쓰는 것이 올바르나, 정리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 게시글로 쓸 수밖에 없었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1. [작성자 real간다삐야님의 질문] 태양보다 더 뜨거운 불을 쓰는 디지몬이 있는가
태양의 온도는 부위마다 다릅니다.
태양의 표면 온도는 섭씨 5505도, 핵 중심부 온도는 섭씨 1500만도, 태양 표면을 두르고 있는 코로나(홍염)는 100만도까지 온도가 올라갑니다.
디지몬 도감에 기록된 스피노몬의 설정에서는, 다음과 같은 서술이 있습니다.
蓄積した金属を15,000度まで過熱しプラズマ化させて打ち出す、『ブループロミネンス』。
(체내에) 축적된 금속을 15,000도까지 가열해서 플라즈마화시켜 쏘아내는『블루 프로미넌스』
스피노몬의 이 공격이 태양보다 뜨겁다고 생각할지, 차갑다고 생각할지는 여러분의 자유입니다.
P.S. 시베리아의 도시 베르호얀스크는 1892년 2월, 영하-69.8도까지 기온이 떨어진 적 있습니다.
반면 지구 내핵의 온도는 태양 표면과 비슷한 섭씨 5500도 정도라고 합니다.
자, 인간의 체온은 36.5도라고들 하더군요. 우리의 몸은 지구보다 뜨거울까요?
질문 자체가.. 그쵸?
2. [asdwtdggyhr 님께서 다신 첫 덧글] 디지몬 입장에서 딱히 중요하지 않는 부분이라..
태양 같은 별(항성)을 일소할 수 있는 디지몬이 널렸기 때문에 태양의 온도 같은 건 전혀 중요치 않다는 말입니다
질문자님을 만족시킬 만한 답변은 아닌 것 같지만, 이 덧글에는 상당히 중요한 이치가 담겨 있습니다.
바로 온도가 그렇게까지 중요하지는 않다는 것이지요.
고온이 메인 테마인 기술일지라도 공격하는 투사체나 타격체의 속도, 무게, 충격력은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코딱지만 한 1500도짜리 불티보다, 600도짜리 수박만한 파이어볼이 더 위협적이겠죠?
저는 고열로 공격하는 공격 기술에게 온도보다 중요한 건 열량이라 생각하는데, 다들 아시다시피 담고 있는 열량이 온도랑 정비례하지는 않습니다.
인간은 섭씨 80도 정도 되는 물을 끼얹으면 화상을 입습니다만, 반대로 1400도까지 온도가 올라가는 양촛불을 아픔 없이 만질 수도 있습니다. (잠깐이지만요.)
제가 130도나 되는 온도의 사우나실 안에 들어가본 적 있는데, 그다지 신체적 피해를 입지는 않았습니다. 130도면 끓는 물보다도 온도가 높은 데도요.
이건 양촛불보다 끼얹어진 물이, 사우나실 안의 공기와 물(수증기)보다도 끓는 물이 더 열량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때 우리는 그것을 뜨겁다고 하지요.
사실은 온도가 높은 것과 뜨거운 것은 별개의 것이예요.
온도가 높으면 특정 물질의 구조를 변형시키거나, 고체를 액체로, 액체를 기체로 만들 수 있고,
더 높으면 플라즈마 상태 만들 수도 있지만 그게 파괴력의 전부는 아니라는 점에서, 첫 덧글은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3. [서리내 님의 덧글 중에서] [1. 핵탄두 쏘는 탱크드라몬. 일반적으로 이런 핵병기의 폭발 온도는 섭씨 1억 도가 넘는다고 하죠.]
[군밤황제 님의 덧글 중에서] 1. 그냥 일반적인 중소형급 핵은 섭씨 1억 도 못넘어요
서리내 님의 말씀이 대체적으로 맞습니다. 1억도를 조금 넘거나 좀 부족한 온도(오차 2만도 이내)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군밤황제 님의 말씀은 토론에는 어울리지 않는 애매모호한 표현이네요. '그냥' '일반적인' '중소형급' <- 이 모두 기준을 세울 수가 없는 수식어들이죠.
이런 수식어를 셋이나 모아 쓰시다니;;
4. [군밤황제 님의 덧글 중에서] 실제로 핵 반응 정도 고열이면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부터 녹음 그냥 표현의 예일 뿐임
그정도 고열이면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부터 녹는 건 맞습니다만, 디지몬은 어떨까요?
디지몬은 인간과는 전혀 다른 신체 구조를 가지고 있고, 광속으로 날아다니며, 일격에 항성을 파괴할 수 있는 존재도 있지요. 그런 존재가.. 과연?
물론 디지몬 주위에 인간이 있으면 그런 기술을 사용하기 힘들겠지만, 문제는 디지몬들 옆에는 인간이 없습니다.
있는 경우도 있는데, 디지몬 어드벤처나 테이머즈 같은 만화영화 등지에서는 같이 다니고 하더군요. 하지만 그런 디지몬들에 대한 설정이 아닙니다.
※ 설정 도감에서 말하는 디지몬과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디지몬은 별개예요.
이름은 같은 디지몬이라도 작품이 다르니 세계관 설정도 파워 밸런스도 모두 다릅니다. 혼동하지 맙시다.
따라서 그런 이유로 '표현의 예일 뿐이다' 라며 과장 서술로 취급하실 만한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5. [군밤황제 님의 덧글 중에서] 그리고 일본에 떨어진 리틀보이 정도가 일반 핵탄두 정도 된다더라구요 이것도 1억도 (?) 못넘어요 ..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1940년대의 핵무기인 리틀 보이가 일반 핵탄두 정도 된다는 건 말이 안되지요. 이미 70년이 흘렀습니다.
리틀 보이가 실제로 사용된 최초의 핵무기들 중 하나였기 때문에 이를 기준 삼아서 계산하는 것일 뿐이지, 이게 평균적이라거나 일반적인 건 절대 아니거든요.
그치만 히로시마에 떨어진 리틀 보이가 TNT 기준 폭발량 16KT을 가지고 있었고, 나가사키에 떨어진 팻 맨만 해도 이미 21KT급이었으니 이 시점에서도 약한 편이었습니다.
즉 완전히 틀린 정보입니다.
6. 이후 여러 분들의 논쟁 주제. 즉 "디지몬의 설정은 실제와는 엇나간 과장인지 아닌지"
디지몬에게 실제란 건 없고, 사실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방법 역시 이론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디지몬은 실제론 없거든요.
그러니 '사실'이나 '과장'이라는 표현 자체도 있을 수 없습니다. 디지몬은 사실이 아니고, 설정 서술이 정확한지 아닌지 대조할 수 없습니다.
"그 설정 서술을 나는 믿을 수 없다"는 것은 개인의 자유입니다만, 디지몬이란 게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을 수가 없는 것이라서요..
그렇기에, 적어도 디지몬의 설정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면 그 설정을 사실로 가정하지 않고서는 대화 자체가 이루어질 수가 없습니다.
"절대영도니 수억도니 항성파괴니 하는 것이 너무 허무맹랑해서 못 믿겠다"는 견해 자체는 있을 수 있는 것이고,
이해할 수 있지만 적어도 설정을 이야기하는 상황에서 그걸 꺼내는 것은 분위기를 흐리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판타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의 대화에 끼어들어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아주 무례한 행동입니다.
누군가가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 포터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갑자기 나타나 "그거 다 헛소린데 그걸 믿냐? 물리적으로 불가능한데?" 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요?
물론 말이 안되는 허무맹랑한 판타지라는 게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이게 과연 판타지 작품의 설정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오가는 상황에 적절한 태도와 표현일까요? 보통은 싸움 납니다.
디지몬은 판타지이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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