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리그를 향한 절반의성공[씨네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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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하홍준 기자]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은 향후 본격적으로 전개될 DC 확장 유니버스(DCEU) 의 전초전으로서 제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하지만 정작 영화의 주 내용인 배트맨과 슈퍼맨의 대결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이하 배트맨 대 슈퍼맨, 감독 잭 스나이더)은 역사상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던 배트맨과 슈퍼맨의 대결을 그린 SF 블록버스터다. DC 코믹스의 슈퍼 히어로들이 한자리에 모여 올스타 히어로팀을 결성하는 ‘저스티스 리그’(2017)의 토대가 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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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배트맨과 슈퍼맨을 거의 비슷한 분량으로 다루는 듯 하지만, 무게중심은 배트맨에게 확연히 쏠려있다. 이는 앞서 잭 스나이더 감독이 “놀란 ‘다크나이트’ 3부작의 배트맨과는 다른 배트맨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던 때부터 이미 예견됐던 바다.
슈퍼맨의 고뇌와 콤플렉스 등은 이미 전작 ‘맨 오브 스틸’에서 다뤄졌다. 하지만 배트맨의 경우 잭 스나이더의 세계관에는 처음 등장하는 캐릭터다. 때문에 기존의 놀란 3부작과는 차별되는 새로운 캐릭터 구축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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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을 갈등을 그리는 데 있어서도 배트맨에게 비중이 더 쏠려있다. 먼저 싸움을 걸어오는 쪽은 배트맨이고, 슈퍼맨은 다소 방어적인 태도로 이에 대응한다.
‘배트맨 대 슈퍼맨’이 아쉬운 점은 바로 이 대목이다. 이번 영화는 배트맨과 슈퍼맨의 대결과 향후 DC 유니버스를 위한 기반 다지기라는 두 가지 목적을 지니고 있는데, 후자에 좀 더 치중한 느낌이다.
배트맨과 슈퍼맨이 직접적으로 맞붙는 액션신은 아이맥스로 촬영돼 훌륭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긴 러닝타임에 비해 비중은 그리 많지 않다. 이들의 갈등 역시 배트맨의 고뇌에 비중이 쏠려있다 보니 설명조로 전개돼 다소 지루하게 느껴진다. 화려한 액션을 기대한 관객들은 다소 실망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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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향후 전개될 영화에 대한 기대감만큼은 확실히 느끼게 한다. 75년 만에 실사화된 원더우먼의 활약은 배트맨과 슈퍼맨에 비견될 만한 수준이다. 브루스 웨인과의 ‘유사 썸’ 관계에서부터 시작해 웨인이 원더우먼의 정체를 알게 되는 장면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원더우먼이 자신의 본 모습을 드러내는 타이밍은 더 없이 완벽하다. 내년 6월 개봉될 단독 주연 영화(‘원더 우먼’)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렉스 루터 역에는 제시 아이젠버그가 캐스팅되면서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있었지만, 다면적인 동기를 지닌 인물로 해석되면서 현실감을 더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그가 머리를 완전히 밀어버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기존 슈퍼맨 영화에서 렉스 루터의 모습으로, 향후 그가 DC 영화에 꾸준히 등장해 활약할 것을 예상하게 한다.